136년전 외국인 여성 선교사가 쓴 조선 기행편지 복원후 첫 공개

국가기록원, 미국 의료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 두루마리 편지 복원 지원
홀, 국내 최초의 여의사 교육기관인 조선 여자 의학강습소 설립
태평양 횡단 노정·조선 의료환경·주민 생활상 사진 ??

오진송

| 2026-04-06 12:00:02

▲ 두루마리 형태의 로제타 셔우드 홀 두루마리 기행편지 [국가기록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기행편지 복원 전 후 사진 [국가기록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복원 처리 후 보존상자 [국가기록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36년전 외국인 여성 선교사가 쓴 조선 기행편지 복원후 첫 공개

국가기록원, 미국 의료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 두루마리 편지 복원 지원

홀, 국내 최초의 여의사 교육기관인 조선 여자 의학강습소 설립

태평양 횡단 노정·조선 의료환경·주민 생활상 사진 등 담겨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136년 전 외국인 선교사가 쓴 조선 '기행 편지'가 복원돼 최초로 공개된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7일 제54주년 보건의날을 맞아 양화진기록관이 소장한 '로제타 셔우드 홀의 두루마리 기행편지'를 전면 복원해 공개한다고 6일 밝혔다.

복원된 기록물의 주인공인 로제타 셔우드 홀은 미국인 의료 선교사다. 국내 최초의 여의사 교육기관인 조선 여자 의학강습소를 설립하고 국내 최초 한글 점자 교재를 제작하는 등 한국 현재 의학사에 깊은 발자취를 남긴 인물로 평가된다.

이번에 공개되는 기행 편지는 로제타가 1890년 의료선교를 위해 미국을 떠날 때부터 조선에 도착한 직후(1890년 9월∼1891년 1월)까지의 활동을 고향 가족에게 전하기 위해 쓴 것이다.

정갈한 영문 필기체로 낱장의 편지 94매를 이어 붙여 만든 이 편지는 가로 16.4㎝, 세로 31.8m의 총 2건의 방대한 두루마리 형태다.

편지에는 1890년 9월 4일 샌프란시스코항에서 증기선을 타고 호놀룰루와 일본을 거쳐, 10월 14일 조선에 도착하기까지 40일간의 태평양 횡단 노정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조선 도착 이후 1891년 1월 초까지 3개월간의 기록엔 136년 전 외국인 선교사의 시선으로 본 조선의 의료 환경과 주민들의 일상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특히 전통 한옥 진료소인 '보구녀관(普救女館)'의 모습과 가마와 전통 혼례, 고종이 청나라 사절단을 맞이하는 행렬 등 로제타가 직접 촬영한 희귀 사진 59점이 함께 부착돼 있어 당시 시대상을 더욱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로제타의 기행편지는 부착된 비닐 테이프의 변색과 접착제 경화, 당시 필기 매체인 아이언 겔 잉크의 부식으로 글자 부분이 갈색으로 변하고 종이가 바스러지는 등 훼손이 심화한 상태였다. 기록물이 지름 0.3㎝의 작은 나무 축에 32m 길이로 말려있어 꺾임, 접힘 등의 문제도 있었다.

국가기록원은 약 1년 6개월에 걸쳐 오염물질 제거와 탈락된 글씨의 결실부를 복원용 한지로 보강했다. 원본 크기에 맞는 '굵게말이축'을 사용해 말림 횟수를

최소화하고, 오동나무 상자에 보관해 복원처리를 완료했다. 이후 열람과 연구, 전시 등에 활용할 복제본 제작을 위해 고해상도 스캐너로 디지털화를 진행했다.

복원된 '로제타 셔우드 홀의 두루마리 기행편지'의 원문은 소장처인 양화진기록관 누리집(yanghwajinarchives.org)과 국가기록원 누리집(archives.go.kr)을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강요섭 양화진기록관장은 "우리나라의 근대 의료와 교육의 초석을 놓은 로제타 홀 선교사의 기록물이 국가기록원의 도움으로 다시 숨을 쉬게 돼 깊이 감사드린다"며 "선교 역사와 근대사를 연구하는 소중한 기록유산으로 널리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끝)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