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과거제도 형성사

조세 없는 민주주의의 기원·도덕경 완전해석

박상현

| 2022-02-25 11:49:14




[신간] 과거제도 형성사

조세 없는 민주주의의 기원·도덕경 완전해석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과거제도 형성사 = 하원수 지음.

중국과 한국에서 오랫동안 관인을 선발하기 위해 시행한 시험인 과거(科擧)의 기원을 색다른 관점으로 고찰한 학술서.

중국 당대사(唐代史) 연구자이자 성균관대 교수인 저자는 학계에서 과거 시작 시기에 관한 학설이 여전히 통일되지 않다고 지적한다. 한국과 일본은 수나라 문제(재위 581∼604) 때 과거가 생겼다고 보지만, 중국과 구미에서는 문제에 이어 황제가 된 양제(재위 604∼617) 시기를 과거의 출발점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또 다른 문제점은 많은 역사학자가 현재의 시각으로만 과거제도를 분석하려 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과거를 개방적이고 객관적이며, 심지어 근대적 선진성을 띤 시험으로 이해하는 견해를 비판한다.

저자는 과거제도를 국가권력이라는 선발자와 사회·문화적 배경을 공유하는 사인(士人) 집단 사이의 긴장과 갈등 관계라는 틀로 들여다본다.

이를 통해 사인이 과거제도 형성 과정에서 능동적 역할을 담당했으며, 과거는 '진정한 사인을 공인하는 절차'였다고 주장한다.

그는 "과거제도의 정착은 황제 중심의 중앙집권화와 함께 응시자·급제자의 사회적 권위 제고도 가져왔다"며 "중국 전통사회에서 관인은 단순한 공직 수행자가 아니라 일종의 신분으로 특별히 존중됐다"고 말한다.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740쪽. 3만9천원.

▲ 조세 없는 민주주의의 기원 = 손낙구 지음.

유럽에서는 민주주의를 탄생시킨 도화선으로 평가되는 '조세'(租稅·세금)가 우리나라에서는 민주주의 바깥에 존재해 온 이유를 역사적으로 살폈다.

2008년 '부동산 계급사회'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던 저자는 한국 현대사에서 세금을 누가 부담하고 어디에 쓸 것인가라는 의제가 중요하게 인식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그는 1934년부터 1960년까지 세무 기구를 분석해 일제강점기에 납세자 대표 없이 강압적 과세가 이뤄져 왔으며, 해방 이후에는 국가 재정이 외국 원조에 크게 의존하다 보니 조세가 정치계에서 소외됐다고 짚는다.

이어 "해방 정국 이후 대중과 결합하지 못한 엘리트 중심의 보수 편향적 체제는 민중의 실질적 삶과 관련된 분배 과정을 민주주의 중심 의제로 삼아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고 덧붙인다.

후마니타스. 568쪽. 3만원.

▲ 도덕경 완전해석 = 장치청 지음. 오수현 옮김.

도가 경전인 '도덕경'(道德經)을 중국 고전 연구자 장치청(張其成)이 해설했다. 원문과 번역문, 현대어로 의역한 글, 상세한 설명을 담은 해석을 실었다.

저자는 도덕경 사상을 축약한 글자가 '도'(道)라고 강조한다. 도는 자연계의 '물'과 인간 세상의 '아기'라는 두 사물로 이해해야 한다고 논한다.

그는 "공자가 사회 참여적이었던 반면 노자는 은둔했다는 생각은 오해"라며 "노자야말로 세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대표적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적게 가질수록 기쁘고, 아래로 갈수록 귀해지며, 부드러워질수록 강해진다는 것이 도덕경이 전하는 가르침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판미동. 644쪽.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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