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 2022-04-25 11:47:51
디지털 시대에 돌아보는 '민속'의 가치…"민속은 현재다"
국립민속박물관, 7월 5일까지 특별전 '민속이란 삶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민속'(民俗)은 민간 생활과 결부된 신앙, 습관, 풍속, 전설 등을 뜻한다. 그래서 흔히 전통이나 과거를 대상으로 하며, 다소 고리타분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민속은 세상살이와 밀접히 연관돼 있기도 하다. 오늘날 사회 논제로 부상한 환경오염, 다문화, 전염병, 고령화가 모두 민속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민속의 가치와 의미를 폭넓게 살펴보는 특별전 '민속이란 삶이다'를 27일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한다고 25일 밝혔다.
7월 5일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민속과 관련된 유물과 아카이브 자료 600여 점으로 민속이 근현대에 어떻게 학문으로 자리 잡고, 영역을 확장해 나갔는지 돌아본다.
김형주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는 "20세기 초반에 주목받기 시작한 민속학은 사람을 직접 만나 관찰하고 조사하는 인문학의 최전방에 있는 학문"이라며 "일제강점기에 몇몇 선각자들이 민속자료를 본격적으로 수집했고, 그중 일부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우리나라 최초 아키비스트(기록물 관리 전문가)이자 민속학자로 알려진 송석하(1904∼1948)가 정리한 일제강점기 민속 현지조사 사진카드 486장이 나온다.
송석하는 약 90년 전 북청사자놀음과 봉산탈춤 등을 조사하고 카드별로 명칭, 지역, 날짜 등을 기록했다. 송석하 자료는 전시실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흑백사진을 컬러사진으로 변환해 볼 수도 있다.
1932년 창립된 우리나라 최초 민속학회인 '조선민속학회'가 발간한 학술지 '조선민속', 국립민속박물관의 모체라고 할 수 있는 '국립민족박물관' 편액도 공개된다.
1967년 정부가 마을신앙을 주제로 조사를 추진했을 때 작성된 '전국 부락제당 조사 설문지'와 설문 내용을 바탕으로 발간된 책 '한국의 마을제당'도 선보인다.
민속학이 먼 옛날에만 관심을 두는 학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다양한 물품도 만나볼 수 있다.
예컨대 필름 카메라,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 '워크맨', 286 컴퓨터, PC통신 단말기 등이 전시장에 나온다. 한류 열풍으로 외국에서 화제를 모은 갓, 호미와 관련된 유물과 설명 자료도 볼 수 있다.
김 연구사는 "일상 속 물건들은 모두 민속"이라며 "특별전을 통해 민속이 현재 우리의 삶을 다루는 것임을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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