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에만 없다' 광복기념관 건립 절실…"지역 독립운동 한눈에"

힘겨운 삶 살아온 애국지사와 그 후손들의 마음 위로해 줄 텐데

이재현

| 2021-08-13 11:47:55

▲ 언론에 공개된 의암 유인석 선생 상소문 초고 [촬영 양지웅]
▲ '항일애국선열추모탑 옮깁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원에만 없다' 광복기념관 건립 절실…"지역 독립운동 한눈에"

힘겨운 삶 살아온 애국지사와 그 후손들의 마음 위로해 줄 텐데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어렵게 생활하는 것이 늘 안타깝습니다. 광복기념관이라도 있으면 우리 지역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줄 텐데…, 강원도에만 없어요."

제76주년 광복절을 앞둔 13일 이종호(65) 광복회 강원도지부장은 항일·독립운동 관련한 기념관이 강원에만 없어 늘 마음 한편이 무겁고 안타깝다고 했다.

이 지부장의 부친은 일제 강점기 광복군으로 활동했던 이석린 애국지사다. 원주 출신인 이 지사는 1943년 일본군으로 징집됐지만, 일본군 2급 기밀문서를 훔쳐 광복군에 합류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일제의 탄압으로 한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이곳저곳을 떠돌며 힘든 생활을 해야 했다. 이 지사도 1986년 세상을 떠난 지 4년 뒤에야 비로소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훈했다.

그만큼 광복군과 그 후손들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이 지부장은 "우리 지역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와 업적, 그들의 위패를 모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면 얼마나 영광스럽겠나"라며 "후손들은 바람은 크지 않다. 지역에서 항일·독립운동을 한 분들을 한 공간에 모아 기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강원도와 광복회 강원도지부 등에 따르면 항일 의병부터 광복군에 이르는 항일·독립운동 관련한 기념관이 전국에서 지역에 없는 광역 시도는 강원도가 유일하다.

이에 광복회 도지부는 강원광복기념관의 건립을 목표로 도비와 국비 확보에 나섰다.

강원도도 지난해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로 이전한 항일애국선열추모탑 인근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광복기념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내년도에 5억5천만원의 사업비가 국비로 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등 본격적인 건립 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비 10억5천만원과 도비 24억5천만원 등 총사업비 35억원을 투입해 2023년 완공이 목표다.

도는 광복기념관 건립 주체인 광복회 강원도지부의 사업 추진 능력과 건립 후 운영 계획 등을 검토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도 강원광복기념관 건립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난달 27일 강원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의 예산정책협의회서 국립호국원 조성과 함께 강원광복기념관 건립이 국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당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박완주 정책위의장도 "강원광복기념관 문제도 재정 당국과 잘 살펴보겠다"고 화답했다.

도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내년에 건립 관련 국비의 반영 여부"라며 "국비가 반영될 수 있도록 광복회 도지부와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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