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훈
| 2026-03-23 11:39:10
[AI돋보기] BTS 공연에 구름 인파…숨은 공신은 'AI'였다
지능형 CCTV·통신망 데이터 교차 분석…'디지털 안전핀' 가동
넷플릭스 190개국 생중계에 AI 번역 총동원…플랫폼 책임론도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지난 주말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5집 '아리랑' 컴백 무대가 열린 광화문 광장과 덕수궁 일대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언론 및 경찰 추산 등에 따르면 공연 구역에만 4만 명, 유동 인구를 포함하면 10만 명 이상이 운집한 초대형 행사였다.
이처럼 대규모 인파가 몰렸음에도 압사 사고나 대규모 통신·송출 장애 없이 행사가 마무리된 이면에는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이 자리 잡고 있었다.
군중 통제부터 글로벌 생중계, 통신망 운용, 저작권 보호까지 전방위로 AI가 투입됐다.
◇ 비전 AI로 군중 통제…통신 데이터 교차 검증
가장 먼저 빛을 발한 건 지능형 비전 AI를 활용한 군중 안전 관리 체계였다.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경찰 등은 광화문 일대 CCTV망과 AI 기반 군중 분석 시스템을 즉각 연동했다.
인원 밀집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병목 현상이 우려되는 구간의 인파를 선제적으로 분산하는 '스마트 군중 통제'를 가동했다. 단순한 인원 계수를 넘어 이동 방향과 체류 시간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위험 신호를 조기에 잡아내는 방식이다.
재난안전법에 근거해 통신 3사의 기지국 접속 데이터(알뜰폰·외국인 로밍 포함)를 활용해 대규모 군중 규모를 교차 검증하며 데이터 기반 안전 관리의 효용성을 입증했다.
다만 과제도 남았다. 공공 안전을 명분으로 다수의 군중 동선이 수집되는 만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를 차단하기 위한 안면 정보의 실시간 비식별화(익명 처리)와 데이터 원본 폐기 기준 준수 등 감독 기관의 철저한 감시가 요구된다.
◇ 190개국에 넷플릭스 생중계…지연 없는 'AI 번역'
전 세계 팬덤을 하나로 묶은 넷플릭스의 190여 개국 실시간 단독 생중계 역시 AI가 일등 공신이었다.
넷플릭스가 단일 아티스트의 공연 실황을 전 세계에 동시 생중계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한국어 가사와 아티스트의 멘트는 초거대 AI 기반의 실시간 번역 파이프라인을 거쳐 수십 개 언어 자막으로 지연 없이 송출됐다. 음성인식(STT)과 신경망 기계번역(NMT) 기술이 결합한 결과로 분석된다.
규모가 전례 없는 만큼 송출 플랫폼의 책임도 무거워졌다.
초거대 AI가 고유명사를 오역하거나 문화적 맥락을 훼손하지 않도록 알고리즘 투명성을 확보하고, 촘촘한 사전 검수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함성 뚫고 뻗은 보컬…트래픽 폭증 막아낸 AI
도심 한복판이라는 야외 공연 특유의 물리적 한계도 AI 영상·음향 처리 기술로 극복했다는 평가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송출단은 딥러닝 기반 음원 분리 및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적용했다. 차량 소음과 수만 명의 함성이 뒤섞인 비정형 오디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걸러내 아티스트의 목소리만 선명하게 추출했다.
극한의 통신 환경도 버텨냈다.
수만 명의 관객이 일제히 고화질 사진과 영상을 업로드하는 상황에서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이통 3사는 AI 트래픽 예측·제어 알고리즘을 꺼내 들었다.
기지국별 데이터 사용량과 과거 대형 행사 패턴을 AI로 선제 분석해 대역폭을 동적으로 할당, 통신 품질 저하를 막아냈다.
◇ '해킹·딥페이크' 새로운 뇌관…정책 정교해져야
네트워크 운용의 AI 의존도가 커지면서 사이버 보안은 새로운 아킬레스건으로 떠올랐다.
통신 코어망과 대규모 트래픽 제어 시스템에 연동된 AI 모듈이 해커의 표적이 될 경우 국가 주요 인프라가 연쇄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 침해와 영상 조작 대응에도 방어용 AI가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사와 플랫폼은 AI 기반 콘텐츠 필터링과 비가시적 워터마크 기술을 통해 불법 스트리밍을 실시간 탐지하고 유출 경로를 추적했다.
특히 공연 실황 영상을 학습한 생성형 AI가 딥페이크 영상이나 가짜 뉴스 생산에 악용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정보통신망법 개정 등 딥페이크 규율 체계와 플랫폼의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법제 정비가 시급한 이유다.
결과적으로 이번 BTS의 광화문 공연은 K-팝과 글로벌 OTT, 첨단 통신망이 결합한 'AI 인프라 의존 사회'의 명암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이를 뒷받침할 디지털 정책과 규제의 정교함이 향후 관련 산업의 신뢰도를 판가름할 핵심 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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