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진
| 2022-02-09 11:38:47
'인간실격'처럼 너무 무거웠나…JTBC '한 사람만' 0%대 종영
JTBC 드라마, 잇단 흥행 실패에 위기론…"OTT에 적합한 작품들"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김우진 인턴기자 = JTBC 월화드라마 '한 사람만'이 0%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9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연속으로 방송된 '한 사람만' 15회와 16회(최종회)는 각각 0.7%(이하 비지상파 유료가구), 0.6%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인숙(안은진 분)과 민우천(김경남)이 살인 누명을 벗고 인생 2막을 여는 모습이 그려졌다.
우천은 살인청부업자로 살아온 과거에 대한 죗값을 치르게 됐고, 인숙은 그런 우천을 기다리기 위해 그동안 피해왔던 수술을 받았다. 출소한 우천과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인숙은 다리 위에서 재회하며 인사를 나눴다.
'한 사람만'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세 여자가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나쁜 놈'을 찾아 응징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시대상과 그 속에서 소외된 청춘들의 모습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방송 4회부터 0%대로 내려앉은 시청률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저조한 성적의 원인으로는 작품의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가 대중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방영됐던 JTBC '인간실격'과 유사하다.
전도연·류준열이 주연을 맡았던 '인간실격'도 흠잡을 데 없는 완성도를 갖췄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시청률은 1∼2%대에 그쳤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는 너무 인간의 본질에 집중하는 전개 방식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최근에는 시청자들이 '갯마을 차차차' 같이 밝은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도 대중적인 어법을 갖춰야 한다"며 "두 작품 모두 절망적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모습을 철저한 취재를 바탕으로 그려냈지만, 대중문화 콘텐츠는 현실을 다큐멘터리처럼 찍는 게 아니라 불편한 부분을 적절하게 건드리면서도 공감할 수 있도록 재미를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사람만'의 흥행 실패는 JTBC 드라마 전체에 대한 위기론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인간실격'과 '한 사람만'을 비롯해 '너를 닮은 사람', '구경이', '아이돌: 더 쿠데타', '설강화' 등 JTBC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놓은 작품들이 좀처럼 호응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희정 평론가는 "JTBC는 (드라마를 통해) 본질적 질문을 던지다 보니 지금 시대에서 대중이 원하는 것과 엇박자가 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넷플릭스에서는 JTBC 드라마 다수가 국내 TV 프로그램 부문 톱(TOP)10에 꾸준히 오르면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에 더 적합한 작품들이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성수 평론가는 "JTBC 드라마는 꾸준히 의미 있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이를 선호하는 드라마 마니아들은 본방송을 보기보다는 OTT 플랫폼에서 정주행한다"면서 "JTBC에서 추구하는 드라마가 TV 채널의 유통보다는 오히려 OTT에 적합하기에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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