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배가 아직 '진출'…반크 "외교부 아프리카 자료 시정해야"

"외교부 국가개황 자료, 포털 사이트 국가 정보 왜곡으로 이어져"

박성진

| 2026-07-15 11:31:08

▲ 반크, 식민주의적 아프리카 서술 바로잡기 캠페인 [반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식민지배가 아직 '진출'…반크 "외교부 아프리카 자료 시정해야"

"외교부 국가개황 자료, 포털 사이트 국가 정보 왜곡으로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VANK)는 15일 외교부 국가개황 자료에 남아 있는 식민주의적·유럽 중심적 서술을 바로잡기 위한 시정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반크가 외교부의 아프리카 54개국 국가개황 자료를 전수 조사한 결과, 식민 지배의 폭력성을 희석하거나 유럽 중심적 시각을 반영한 표현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국 등 유럽 열강의 식민 지배를 설명하면서 '영국의 진출', '유럽인들이 대거 진출', '유럽의 남수단 지역 진출 이전'과 같은 표현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반크는 '진출'이라는 표현이 본래 기업의 해외시장 확대나 경제활동 진입 등 중립적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인 만큼, 군사력과 강압을 동반한 식민 지배를 설명하는 데 사용하는 것은 침략과 지배의 폭력성을 희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식민 통치를 구축했다', '침략을 개시했다', '점령했다', '식민지화를 추진했다' 등 역사적 사실을 보다 적확하게 반영하는 표현으로 수정할 것을 외교부에 제안했다.

또 콩고민주공화국 국가개황에 사용된 '발견'·'탐험' 표현이 이미 해당 지역에 존재했던 공동체를 도외시한 유럽 중심적 역사 서술이라는 점, '피그미'(Pygmy) 명칭이 식민주의 시대에 형성된 차별적 외부 명칭이라는 점, 가봉 리브르빌 건립 과정에서 프랑스 식민정책의 맥락과 기존 현지 공동체의 존재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함께 시정 대상으로 제시했다.

반크는 외교부에 공식 시정 건의서를 제출하는 한편 국가정책제안 플랫폼 '울림'에 캠페인 포스터와 시정 청원 페이지를 공개해 국민이 직접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반크는 네이버 지식백과에 수록된 아프리카 54개국 정보를 전수 조사해 식민주의·유럽 중심주의 서술 9건을 시정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당시 일부 항목은 외교부 국가개황 자료를 출처로 활용하고 있어 즉각적인 수정이 어렵다는 답변을 네이버로부터 받은 바 있다. 이에 왜곡된 서술의 근본 원인을 바로잡기 위해 이번에 외교부 국가개황 자료를 전수 조사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반크는 과거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재에 실린 '일본이 한국을 통합했다'는 식민주의적 왜곡 표현을 시정한 경험이 있다"며 "일제강점기 역사가 왜곡된 표현으로 서술되는 것을 바로잡아 왔듯 아프리카 국가들의 식민지 역사 역시 제국주의적 시각이 아닌 역사적 사실에 기반해 정확하게 서술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주은 반크 청년연구원은 "포털 지식백과의 아프리카 서술을 시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의 출처가 정부의 공식 자료라는 점을 확인했고, 보다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며 "식민 지배를 '진출'과 같은 중립적인 표현으로 서술하거나 유럽 중심의 시각으로 역사를 설명하는 방식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캠페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반크 국가정책소통플랫폼 '울림' 홈페이지(www.woollimkorea.net/beginning-of-woollim/view.jsp?sno=4245 )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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