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논란 '최부잣집' 전남광주 우수건축자산 등록 논란

건축주 친일행적 지적에도 "건축물 가치만 판단해 결정"
보훈·시민단체 반발에 통합시, 등록 취소도 검토

장덕종

| 2026-08-25 11:21:13

▲ 광주 최부잣집 [네이버 캡쳐]
▲ 광주 우수건축자산 전일빌딩245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광주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된 5·18 사적지 전일빌딩245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6.5.7 iso64@yna.co.kr

(전남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소유자 조상의 친일 행적 논란으로 문화유산에 지정되지 못한 광주 남구 '최부잣집'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통합시가 심의 과정에서 친일 행적 논란을 인지·논의하고도 우수건축자산으로 결정해 등록 기준을 두고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25일 전남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2월 남구 사동에 있는 최부잣집을 '광주 우수건축자산 제5호'로 등록했다.

우수건축자산은 문화유산 지정제도와는 별개로, 소유자의 신청을 받아 건축물의 가치를 심사해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지원하는 제도다.

서류 검토와 현장 조사,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등록 여부를 결정하고 등록 이후에는 관리에 필요한 기술이나 비용을 지원할 수 있으며, 우수건축자산을 지자체가 직접 매수해 보전·활용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최부잣집은 1942년 지역의 대지주였던 최상현이 아들을 위해 지은 것으로 알려진 대형 한옥이다.

당초 솟을대문, 문간채, 사랑채, 연못, 정원 등이 있었지만, 현재는 본채와 창고 등만 남아 있다.

전통 한옥 구조에 일본식 공간 요소 등이 혼합됐으며, 일반적인 남부지역 한옥에서는 드문 중층 구조를 갖춘 점 때문에 건축학계에서는 근대 한옥의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건물로 평가돼왔다.

문제는 이 집을 건축한 최상현을 둘러싼 역사적 평가다.

보훈단체 등은 최상현이 일제강점기 경찰 전용 전화 건설비를 기부하고 조선총독부로부터 포상받은 기록 등을 근거로 친일 행적이 분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당시 신문과 조선총독부 관보 등을 근거로 최씨가 광주와 화순 등에 대규모 토지를 소유하면서 높은 소작료를 거둬 소작쟁의가 여러 차례 발생했고, 평의원을 지내며 일제 포상도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최부잣집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광주 남구는 2022년 건물 훼손이 심각해지자 행정적 보존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최부잣집을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친일 논란으로 중단됐다.

2012년과 2021년 광주시 문화재 지정 신청, 2019년 국가문화재 지정 추진 과정에서도 친일 논란 때문에 지정되지 못했다.

이번에는 '문화재'가 아닌 '건축물'로서 최부잣집을 평가해 우수건축자산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건축위원회 등 심의 과정에서도 친일 논란이 불거졌지만, 건축주의 행적과 건축물의 가치를 구분·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최상현의 친일 논란과는 별개로, 최부잣집이 1940년대 광주의 건축 양식과 한옥 변천사를 보여주는 건축적 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시민단체 등은 친일 흔적이 확인된 인사가 건축한 주택에 공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친일 행위를 정당화하거나 미화할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도 후손이 소유·사용하는 사유 재산에 재정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대한광복회 광주시지부는 "최상현과 관련한 일제강점기 행적과 조선총독부 포상 기록 등이 제기되는 만큼 지정 과정에서 역사적 검증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남광주시는 논란이 커지자 등록 취소 등도 검토하고 있다.

전남광주시 관계자는 "심의 과정을 다시 살피고 있다"며 "친일 논란이 문제가 된다면, 다시 건축위원회를 열어 등록을 취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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