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나
| 2026-07-20 11:23:34
(부산=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세계가 직면한 각종 위기 속에 세계유산을 함께 지키기 위한 국제 사회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청장은 20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회사에서 "인류의 유산 앞에서 세계는 하나로 연결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허 청장은 "지구촌 곳곳의 무력 갈등과 전쟁은 인류의 오랜 기억을 순식간에 앗아가고 있고, 기후변화는 인류 공통의 재앙이 돼 우리의 터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적·생태적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난개발은 수천 년간 지켜온 자연환경과 문화적 터전을 단숨에 파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 청장은 이런 상황에서 협력과 연대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나라의 유산이 위협받는 것은 인류 공동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협력과 연대를 통해 인류의 위대한 유산을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줄 수 있도록 여러분의 지혜와 마음을 모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허 청장은 개회사에서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과 함께 한국의 첫 세계유산으로 이름을 올린 종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번 위원회의 공식 상징(엠블럼)이 종묘의 기와지붕을 본떴다며 "종묘는 조상의 숨결을 이어가며 무한히 확장되는 구조를 가진 건축유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묘의 기와지붕은 세계유산이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연속성이자 영원한 안녕을 구하는 평화의 상징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위원회가 '한 지붕 아래' 전 세계인을 한데 모아 글로벌 위기에 대응할 국제적 협력과 연대의 장을 새롭게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전했다.
허 청장은 개회사에서 앞으로 유산을 보존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유산 보존은 첨단 기술과의 융합을 요구받고 있다"며 "어떤 디지털 윤리를 정립해야 할지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혁신 기술을 유산 보호 현장에 어떻게 안전하게 도입할 것인지, 그리고 기술의 격차가 유산 보존의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검토가 필요합니다."
허 청장은 위원회가 열리는 부산의 의미와 가치도 강조했다.
그는 피란수도 부산의 역사를 언급하며 "부산은 유산이 가진 '연대'와 '평화'의 힘을 상징하는 가장 극적인 장소"라고 역설했다.
허 청장은 세계유산의 5가지 전략 목표인 '5C'에 더해 협력(Collaboration)을 강조하는 '6C'를 제안하며 균형 있는 세계유산 등재 및 보존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날 오전부터 세계유산 주요 의제를 논의한다.
21∼22일에는 위험에 처한 유산 현황을 살피며 22∼24일에는 일본 사도광산을 비롯해 기존 등재 유산의 보존 관리 방안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한국의 갯벌' 확대 등재를 포함한 신규 등재 논의는 25∼27일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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