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계로 관객 이끌 것"…경계 허무는 힙노시스 테라피

4∼5일 세종문화회관서 '싱크넥스트 26' 피날레 공연
제이플로우 "상상 안 되는 곳서 펼쳐지는 무대…자랑스럽다"

조윤희

| 2026-09-05 11:13:31

▲ 힙노시스 테라피의 프로듀서 제이플로우, 래퍼 짱유 (왼쪽부터)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4일 세종문화회관 세종S씨어터에서 공연된 힙노시스 테라피의 '머시룸 하우스'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힙노시스 테라피의 래퍼 짱유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힙노시스 테라피의 프로듀서 제이플로우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부암동에서 5년을 살아서 광화문이 집 앞마당이었어요. 세종문화회관을 지나면서 '저기에서는 언제 공연하나, 할아버지나 돼야 올 수 있겠지' 했는데 이렇게 일찍 오게 돼 놀랍고 감사해요."

지난 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힙노시스 테라피(HYPNOSIS THERAPY)의 래퍼 짱유는 특유의 솔직하고 에너지 넘치는 입담으로 공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프로듀서 제이플로우(JFlow)와 래퍼 짱유가 2022년 결성한 힙노시스 테라피는 테크노, 브레이크비트, 펑크, 힙합 등의 경계를 넘나드는 강렬한 사운드로 주목받아온 팀이다.

최근 스페인 '프리마베라 사운드', 덴마크 '로스킬데 페스티벌' 등 유럽의 대표적인 야외 페스티벌과 클럽 신을 뒤흔든 이들이 지난 4일에 이어 5일에도 세종문화회관 세종S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세종문화회관의 컨템퍼러리 시리즈 '싱크넥스트 26'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공연 '머시룸 하우스'를 통해서다.

세종문화회관과 언더그라운드 클럽·서브컬처에 기반을 둔 이들의 만남은 그 자체로 신선하다.

제이플로우는 "저희 같은 힙합이나 일렉트로닉 뮤지션에게는 사실 조금 거리가 있는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상상이 잘 안되는 곳에서 이런 무대가 펼쳐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동적이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실험적인 예술을 선보이며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데 초점을 맞춘 '싱크넥스트'의 취지는 힙노시스 테라피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다.

장르와 공간의 괴리감을 어떻게 허물 것인지 묻자 두 사람은 인위적인 연출보다 자신들의 삶 자체를 이야기했다.

제이플로우는 "사실 저희가 그렇게 살아오고 있는 존재들"이라며 "'싱크넥스트'에서 경계를 허물겠다고 해서 그 마음을 갖고 들어오면 인위적으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이라 무대 위에서 자연스럽게 허물어지는 형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무대의 시각·청각적 완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해외 베테랑 창작진과 손을 잡고 공을 들였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기반을 둔 무대·조명·영상 디자이너를 한국으로 초대해 무대를 설계했고, 벨기에 디자이너와 협업해 의상을 제작했다.

음향 시스템 역시 남다르다. 네덜란드에서 열린 페스티벌 '투모로우랜드' 현장에서 시스템을 익힌 세종문화회관 음향 엔지니어 팀과 소통하며 이번 양일 공연을 위한 사운드 시스템을 국내로 직접 수입해 구축했다.

제이플로우는 비주얼 프로덕션과 무대 연출에 공을 들인 이유에 대해 "음악이라는 게 모든 예술을 담아낼 수 있는 큰 그릇 같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 귀로 듣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공간을 메우는 여러 요소가 있다"며 "저희가 하려는 음악이 정확히 타협된 음악이 아니다 보니 관객들이 모든 걸 더 쉽게,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풀어나가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의 관전 포인트는 단연 1부와 2부로 명확히 나뉜 구성이다.

1부에서는 장비들만 연결한 라이브 테크노 셋을 선보이며 무대에 커튼을 치고 비주얼 아트와 음악 자체에만 몰입하도록 유도한다. 이어 2부에서는 짱유의 랩과 제이플로우의 디제잉, 드럼이 어우러지는 폭발적인 라이브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짱유는 "이번 퍼포먼스 구성이 힙노시스 테라피를 완벽하게 정의해 주는 구성"이라며 "1부에서는 테크노의 요소들로 나를 탐구하게 하고, 2부에서는 탐구했던 나를 표출시키는 자리다. '힙노시스 테라피의 수련회'라고 보셔도 좋을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처음 음악을 시작했던 그 시절의 슬럼프와 혼란을 거쳐 팀을 결성하고, 반복되는 리듬으로 마음을 치료한다는 의미의 '힙노시스 테라피'라는 이름을 내걸고 활동한 지 4년.

이들은 이번 세종문화회관 무대가 언더그라운드에서 자신만의 음악을 고집하는 후배 뮤지션들에게 하나의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이플로우는 "좋아하는 것을 고수하면서도 아티스트로서 지속 가능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해주고 싶다"며 "우리가 대중의 입맛에 맞추려고 하는 게 아니라 관객을 우리 세계로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 아티스트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짱유 역시 나지막이 목표를 덧붙였다.

"주변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심장이 말하는 길을 꾸준히 가면 길이 열린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는 '언더그라운드의 BTS'입니다." (짱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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