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작곡가 명곡으로 되살아난 추억…뮤지컬 '광화문연가'

주크박스 뮤지컬, 다섯 번째 시즌 개막
죽음 직전 1분의 추억 여행…콘서트장 방불케 한 커튼콜

조윤희

| 2026-09-18 10:57:49

▲ 뮤지컬 '광화문연가'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뮤지컬 '광화문연가'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뮤지컬 '광화문연가'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삶의 마지막 순간, 1분이란 시간이 주어진다면 과연 누구를 떠올리고 어떤 기억을 다시 살아가고 싶을까.

찰나의 순간 속 아련했던 첫사랑과 청춘의 기억이 대중음악계 거장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과 함께 무대 위에 펼쳐졌다.

지난 17일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만난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세대를 넘어 사랑받아온 이영훈 작곡가의 대표곡들로 완성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2017년 초연됐으며 이번 공연은 다섯 번째 시즌이다.

극은 죽음을 앞둔 주인공 명우가 생을 떠나기 전 1분 동안 '기억의 전시관'에서 월하를 만나며 시작된다. 월하는 추억을 되감아 주는 '기억 마스터'이자 인연을 관장하는 '인연술사'다.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액자식 구조 속에서, 관객들은 명우와 함께 가슴속에 묻어둔 기억을 찾아 추억 여행을 떠난다.

무대 위 명우의 과거 회상은 단순한 개인의 기억에 그치지 않는다.

1970~80년대 학생운동의 현장부터 온 나라가 붉은 함성으로 가득했던 2002년 월드컵까지, 명우의 기억은 곧 시대를 함께 살아온 관객 각자의 지나온 날들과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서사를 한층 촘촘하게 메우는 것은 단연 명곡의 힘이다.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 '옛사랑', '소녀', '애수' 등 익숙한 선율이 장면마다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며 지나간 시절의 향수를 자극했다. 이영훈 작곡가는 이문세와 함께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켜 작품 속 주요 명곡들이 더욱 친숙하게 들려왔다.

이날 객석의 큰 비중을 차지한 60~70대 관객들은 나지막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가 하면, 특정 장면에선 눈시울을 적시며 저마다의 아련한 추억에 젖어 들었다.

배우들의 연기와 무대 매너도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인연술사 월하 역의 차지연은 뛰어난 가창력은 물론, 위트 넘치는 연기로 객석에서 계속해서 웃음이 터져 나오게 했다. 과거 유행했던 말투와 춤을 재치 있게 선보이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고 공연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죽기 전 스무 살의 자신을 마주하는 명우 역의 이석훈과 수아 역의 류승주, 시영 역의 문진아를 비롯해 청춘의 풋풋함을 그려낸 '과거 명우' 박희준, '과거 수아' 김서연 역시 밀도 높은 호흡으로 감동의 깊이를 더했다.

전 출연진이 무대에 오른 뒤 이어진 커튼콜은 공연을 흥겹게 마무리 지었다.

배우들의 마지막 인사가 끝나고 공연장 조명이 다시 켜지자, 배우들은 핸드마이크를 들고나와 마치 콘서트장에서처럼 이문세의 히트곡 '붉은 노을'을 열창하기 시작했다. 이미 기립 박수를 보내던 관객들은 자리에서 뛰어오르며 환호를 지르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객석과 무대가 하나 되는 모습을 연출했다.

삶과 사랑, 지나온 인연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는 '광화문연가'는 11월 15일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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