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 2021-09-02 11:09:39
근대 학력 엘리트 DB 공개…13만7천명 정보 집대성
한국학중앙연구원 구축…"민족학교 학생은 다수가 조 선인"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대한제국 시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중등·고등 교육기관에서 공부한 이른바 '근대 학력 엘리트' 정보를 모은 데이터베이스(DB)가 만들어졌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대한제국 시기 고등 교육기관 9곳, 일제강점기 중등·고등 교육기관 348곳에 다닌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 13만7천31명의 학력 정보를 집대성한 '한국 근대 학력 엘리트 DB'를 공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용기 한국교원대 교수 연구팀이 3년간 한국학중앙연구원 지원을 받아 완성한 DB는 학교 서류, 교지, 교우회지, 졸업앨범, 학적부, 학위록, 관보, 이력서, 판결문, 신문 조서, 신문, 잡지 등을 근거 자료로 삼았다.
국내 학교뿐만 아니라 일본·중국·미국 등 외국 대학에서 학습한 학생 약 1만5천 명에 관한 정보도 담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 성과포털(waks.aks.ac.kr)을 통해 DB에 들어가면 '국내 주요 학교'와 '학교 소재별 학생 명단'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대구 계성학교를 클릭하면 소재지, 설립 일자, 공·사립 구분, 남녀공학 구분, 교명 변천, 연혁 등에 관한 정보가 나온다. 상세한 정보를 기록한 PDF 파일도 수록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DB를 통해 대부분의 학교에서 일본인이 조선인보다 많았지만, 평양 숭실학교나 경성 보성전문학교 등 '민족학교'로 알려진 일부 사립학교는 조선인 학생이 다수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방 정국에서 활동한 송진우가 일본 메이지대 출신이고, 시인 모윤숙이 개성 호수돈여자고등보통학교를 다닌 뒤 이화여자전문학교를 졸업했음을 동창 회원록 등을 통해 알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관계자는 "근대에 중등·고등교육을 받은 사람 중 상당수는 민족운동·사회운동 주도 세력으로 성장했고, 해방 이후에도 국가 수립과 사회 형성을 이끌었다"며 "DB를 활용하면 당시 학교 정보는 물론 동창생, 동문 정보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력 엘리트 30만 명의 학력 정보 구축과 인물의 구체적 행적 제시를 목표로 자료를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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