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중
| 2022-03-30 11:01:26
"많은 독립운동가 한성감옥 거쳤다" 입증 이상재 관련 자료 공개
후손이 독립기념관에 기증한 '한성감옥 도서대출 대장' 등 149점
(천안=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독립운동가로 활약한 많은 인물이 한성감옥을 거쳐 갔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기증 자료 등이 공개됐다.
독립기념관은 30일 오전 월남(月南) 이상재(1850∼1927) 서거 95주기를 맞아 이상재 관련 기증자료 149점을 공개했다.
지난 1월 기증된 월남의 장남 이승윤의 증손인 이상구, 차남 이승인의 손자 이공규 등이 집안에 보관해 온 월남 관련 자료 등이다.
공개 자료 중 새롭게 조명되는 것은 '한성감옥 도서 대출 대장'이다.
이 자료는 월남과 차남 이승인이 함께 1902년 한성감옥에 투옥된 후 감옥에서 운영하던 도서실 도서 대출 내용을 정리한 장부(1903년 1월∼1904년 8월)로 1904년 9월 이승인이 출옥할 때 갖고 나온 덕분에 현재 전해지게 됐다.
한성감옥 도서 대출 대장은 기독교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 외에 훗날 독립운동가로 활약하는 많은 인물이 한성감옥을 거쳐 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자료다.
이상재 외에 독립운동의 '삼만'으로 불린 이승만, 정순만, 박용만과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돼 그곳에서 순국한 이준,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이종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초대 의장인 이동녕 등이다.
더욱이 한성감옥은 일반사회와 분리 격리된 공간이 아니라 배재학당의 학생, 사법당국인 평리원 직원, 간수실 직원, 출옥한 수감자가 도서 대출을 이용하는 등 이채로운 공간이었음이 드러났다.
당시의 한성감옥은 서구의 신진사상에 대한 탐구와 대한제국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국제 정세를 연구하며 전제정치를 넘어 민주공화제의 정치 이상을 구상해 나간 장으로 존재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기증자료는 전하고 있다고 독립기념관 측은 설명했다.
기증 자료 중에는 1911년 월남의 일본 방문 사진, 1907년 사립법학강습소 제1회 수료식 사진, 사립국민사범학교 제1회 졸업식 사진, 일제강점기 소실된 봉은사 대웅전 앞에서 찍은 YMCA 소풍 사진(1909) 등 진귀한 사진 자료가 다수 포함돼 있다.
지난 1월 자료 기증식이 개최된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월남 이상재 95주기 기념 학술회의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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