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나
| 2026-10-07 10:51:34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20세기 초 호남 지역의 선교 활동 거점이자 근현대 역사가 깃든 공간이 국가유산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전남광주 순천시 매곡동 일원 약 7만2천㎡를 묶은 '순천 매산등 근현대역사문화공간'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구역 안에 있는 '로저스 선교사 가옥', '매산등 선교마을 옛 담장', '안력산병원 격리병동' 등 7곳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함께 등록하기로 했다.
근현대역사문화공간은 근현대 문화유산이 모인 거리나 마을을 뜻한다.
보존 가치가 높은 건축물, 공간 등을 선(線)·면(面) 단위로 관리하는 제도로, 목포·군산·영주 등 9곳이 근대역사문화공간 혹은 이와 유사한 명칭으로 등록돼 있다.
이번에 등록 예고한 '순천 매산등 근현대역사문화공간'은 20세기 초 미국 남장로교 선교부가 호남 지역의 선교 활동을 위해 조성한 거점 공간이다.
남장로교는 미국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설립된 개신교 교단을 일컫는다.
당시 선교, 교육, 의료, 주거 기능에 따라 형성된 여러 문화유산이 곳곳에 남아 있어 역사·건축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예컨대 '로저스 선교사 가옥'은 안력산병원 제2대 원장인 로저스(1892∼1967) 선교사가 생활했던 거처로, 순천 지역의 석재를 활용해 서양식으로 지은 점이 특징이다.
'매산등 선교마을 옛 담장'은 순천부 읍성을 중심으로 한 전통 공간과 선교부 공간의 경계를 형성하는 담장으로 당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안력산병원 관련 시설물로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격리병동, 난치병 치료와 장애인 직업 교육에 쓰인 재활직업보도소 건물 등도 보존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근대한옥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우부자집 한옥의 사랑채와 안채, 1960년대 주거 건축의 모습이 남은 고산의원장 가옥 등도 주목할 만하다.
국가유산청은 "서양 근대 건축 기술과 지역 건축 재료의 활용, 초기 도시의 계획적 배치 등이 결합한 호남 근현대사의 주요 장소"라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을 확정할 계획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역사·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면 단위 근현대문화유산을 지속해서 발굴·등록하고 체계적인 보존·활용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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