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가야 왕·귀족 방 밝히던 굽다리등잔, 경남도 문화재 지정

함안 말이산 고분군 출토 조명용 가야토기…아라가야 유물 첫 지정

황봉규

| 2021-10-28 10:54:27

▲ 함안 말이산 고분 출토 굽다리등잔 [경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김해 대성동 고분 출토 청동기 [경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라가야 왕·귀족 방 밝히던 굽다리등잔, 경남도 문화재 지정

함안 말이산 고분군 출토 조명용 가야토기…아라가야 유물 첫 지정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경남도는 함안 말이산 고분 25호분에서 출토된 굽다리등잔을 아라가야 유물로는 처음으로 도 유형문화재 제677호로 지정한다고 28일 밝혔다.

말이산 고분군 출토 굽다리등잔은 어두운 실내를 밝히기 위한 조명용기로 사용된 가야토기다.

아라가야 최고지배층의 묘역이자 세계유산 등재추진 중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의 중심 능선에 위치한 25호분에서 출토됐다.

말이산 25호분은 6세기 초 조성된 대형 고총고분으로 돌덧널 규모, 부장품, 순장으로 미뤄 아라가야 왕족이나 최고귀족층 무덤으로 추정된다.

굽다리등잔은 일제강점기 발굴 시도와 도굴 피해에도 2015년 재발굴 당시 부러진 뚜껑돌 아래에서 거의 완전한 상태로 출토돼 주목받았다.

고대의 등잔 토기는 다리가 붙은 넓은 접시에 등잔 2∼5개가 붙은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말이산 출토 굽다리등잔(높이 16.9㎝)은 전형적인 아라가야식 굽다리접시에 등잔 7개가 부착된 것이 특징이다.

또 굽다리접시의 아가리 부분을 말아 좁고 긴 관(管) 모양의 기름저장 공간을 마련하고, 그 위에 높이 3㎝ 지름 6㎝ 남짓한 등잔들을 배치한 뒤 등잔 바닥에 지름 2∼4㎜의 구멍을 뚫고 심지를 꽂아 불을 밝힐 수 있도록 한 것도 돋보인다.

경남도는 말이산 출토 굽다리등잔은 한국의 고대 조명용기 중 가장 많은 등잔이 부착되어 있는데다 아라가야식 토기의 특징도 잘 보여줘 역사성, 희소성 측면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경남도는 최근 가야유물에 대한 역사적 가치 평가가 활발한 가운데 가야의 대외교역과 국제성을 잘 보여주는 중국제 청동그릇 2점도 도 문화재 지정을 예고했다.

김해 출토 원통모양 청동기, 바람개비모양 청동기, 함안 출토 각종 모양토기 등에 대한 문화재 지정 추진도 진행 중이다.

경남도 가야문화유산과 김수환 학예연구사는 "가야역사와 정체성을 잘 간직한 가야유물을 문화재로 지정·보존하는 것은 찬란한 가야문화 위상을 높이는 일이기도 한 만큼 발굴된 중요 가야유물이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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