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친독재 행적 이은상 기념행사에 민주주의전당 대관 논란

민주전당 대책위 "민주화운동에 대한 모독…시 역사의식 부재 탓" 비판

김선경

| 2026-09-15 10:45:47

▲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전경 [창원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 창원시가 친독재 행적으로 비판받는 노산 이은상(1903∼1982) 기념행사에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시설을 대관해주기로 하면서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인다.

15일 창원시와 지역사회 설명을 종합하면 사단법인 남하이승규 노산이은상 기념사업회는 오는 10월 31일 오후 2시 마산합포구 민주주의전당 민주홀에서 '마산의 빅 브랜드 가고파의 힘'을 주제로 학술 토크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이 단체는 2023년 설립 첫해부터 매년 노산 이은상을 주제로 한 학술발표회를 개최해왔다.

이 단체는 그간 마산문화원 또는 3·15아트센터에서 행사를 열어왔는데, 올해는 민주주의전당으로 장소를 바꿔 행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이 단체 측으로부터 대관 신청을 받은 시는 관련 조례상 대관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대관 승인 결정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관리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는 공공질서·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상업적 행위나 종교·단순 친목도모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그밖에 시설 유지·관리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시장이 인정하는 경우 등 4가지를 대관 제한 사유로 명시한다.

시가 이은상 기념행사에 하필이면 민주주의전당 시설을 대관해주기로 결정한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화단체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잇따른다.

창원에서 이은상을 둘러싼 찬반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마산 출신 문인인 이은상은 마산을 노래한 가곡 '가고파'로 유명하다.

이은상은 시조시인으로 남다른 예술적 업적을 남겼다는 평가도 받지만, 친독재 행적으로 줄곧 비판받아왔다.

그는 1960년 선거 때 이승만 당선을 돕는 문인 유세단으로 활동하며 3·15 의거를 폄하했다. 또 박정희 유신정권·전두환 독재정권을 옹호하는 등 반민주 정권에 협력적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경남지역 9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제대로만들기 시민대책위원회' 김영만 상임고문은 이날 연합뉴스 통화에서 "이은상씨는 자유당 시절 이승만 대통령부터 박정희, 전두환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독재에 협력한 사람"이라며 "그런 인물의 기념행사를 민주주의전당에서 한다는 건 민주화운동에 대한 모독이자 마산시민, 창원시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창원시 관계자들의 역사의식 부재 탓에 지역사회에서 이런 일이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며 "대책위는 향후 대응방침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주의전당은 우리나라 민주화 과정과 창원에서 발생한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에서 건립됐다.

창원은 3·15의거, 부마민주항쟁의 발상지로, '민주성지'로도 불린다.

시는 지난해 6월 시범운영 차원에서 민주주의전당 문을 열었지만, 전시 콘텐츠가 그 목적에 맞지 않거나 부실하다는 등 갖은 논란 속에 1년 넘게 정식 개관식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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