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UHD 10년, 전국망은 아직…차세대 방송정책 재검토

2023년 구축 목표 넘겼지만 강릉·순천·원주 등 미완성
방미통위·과기정통부, 방송망 확대·주파수 정책 공동 논의

유현민

| 2026-09-21 10:45:00

▲ [연합뉴스 자료사진]
▲ 방미통위-과기정통부 실무협의회 [방미통위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2017년 본방송을 시작한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의 전국망 구축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차세대 지상파 방송 정책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애초 지상파 UHD는 고화질 방송을 전국으로 확대해 지상파 경쟁력을 높이고 차세대 방송서비스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그러나 그사이 시청자의 콘텐츠 소비 방식과 방송사의 재원 여건이 크게 달라졌다.

◇ 방미통위·과기정통부, UHD 전국망·주파수 정책 논의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지난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상파 UHD 전환 정책과 관련해 "지금 미디어 환경이 워낙 급변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UHD 정책 변경은 "굉장히 큰 정책 변화"라며 이해관계자들의 의견과 신뢰 보호를 위한 조치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부처 간 협의로도 이어지고 있다. 방미통위와 과기정통부는 지난 17일 정책협의회 1차 실무협의회를 열고 '차세대 지상파 방송 정책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지상파 UHD 방송망 구축과 주파수 정책 등을 함께 논의키로 했다.

지상파 UHD는 2017년 수도권에서 본방송을 시작했다. 이후 정부는 2020년 '지상파 UHD 방송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안'을 마련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시·군 지역으로 방송망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2023년 전국망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전국망 구축 목표 시점이 지난 현재도 지역별로 UHD 송신시설이 구축되지 않은 곳이 남아 있다. 지역 KBS는 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제주·전주·청주 등에 UHD 시설이 구축됐지만 강릉·순천·원주·포항·진주·충주·안동·목포 등은 미구축 상태다. 지역 MBC와 지역민방도 일부 지역에서 구축이 완료되지 않았다.

◇ IPTV·OTT 보편화 속 지상파 광고매출 57% 감소

당초 계획보다 전국망 구축이 지연된 사이 방송시장의 환경도 크게 변했다. 2025년 하반기 기준 IPTV 가입자는 2천153만여 명으로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59.57%를 차지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도 보편화됐다. 2025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평소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81.8%로, 2023년 77.0%에서 2년 만에 4.8%포인트 높아졌다.

지상파의 재원 여건 역시 UHD 도입 당시와 달라졌다. 지상파 광고 매출은 2016년 1조6천228억원에서 2025년 6천936억원으로 약 57% 감소했다. 2024년 8천354억원과 비교해도 1년 새 17.0% 줄었다. 지상파 광고 매출이 전체 방송매체 광고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약 50%에서 2025년 34%로 낮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UHD 전국망 확대에 필요한 송신시설 구축과 유지, 제작 인프라 고도화 등에 추가로 투자할 경우 실제 시청자 확대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논의 과정에서 따져볼 문제다.

다만 UHD 정책의 방향을 정할 때는 지상파의 공적 역할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상파는 IPTV나 OTT와 달리 무료 보편 서비스라는 공적 성격을 갖고 있다. 재난방송이나 공익적 정보 전달 등 공공성이 요구되는 기능도 맡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UHD를 계속할 것인가'라는 문제와 함께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서 지상파에 어떤 역할을 부여하고 한정된 정책·재원을 어디에 투입할 것인지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방미통위는 지난 7일 '지상파방송 규제 체계 정비 및 진흥 전략 연구' 수행기관 공모에 나섰다.

구체적으로는 UHD 송신망 확대 여부와 주파수 정책을 비롯해 지상파 콘텐츠 경쟁력, 플랫폼을 통한 유통, 지역방송의 지속 가능성, 공적 역할 등이 주요 쟁점으로 거론될 수 있다.

10년 전 UHD 전환을 추진할 때와 비교해 시청자의 콘텐츠 소비 방식과 방송사의 재원 구조가 크게 달라진 만큼, 이번 정책 논의가 변화한 방송환경에 맞춰 지상파의 공적 역할과 산업적 경쟁력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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