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 2022-05-02 10:42:10
원주 문막 청동기시대 고인돌 윗돌과 아랫돌…50여 년 만에 재회
윗돌 마을헌장비, 아랫돌 표지석으로 방치…"나머지 1개 찾는 중"
(원주=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강원 원주시 문막읍의 마을 표지석과 헌장비로 쓰인 뒤 방치됐던 청동기 시대 추정 고인돌이 최근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
2일 원주시 등에 따르면 1970년대 문막읍 궁촌리 '바우백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크고 널찍한 바위가 위아래로 포개진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시기로 마을 주민들은 거대한 돌이 청동기 유적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이에 고인돌의 윗돌은 포진 2리로 옮겨 글자를 음각으로 빼곡하게 새겨 넣어 마을헌장비로 사용했다.
이후 포진 2리 마을회관이 마을 안쪽 보호수 옆으로 새롭게 건축 이전하면서 헌장비로 쓰인 고인돌 윗돌은 그대로 방치됐다.
또 고인돌 아랫돌 2개 중 1개는 '궁촌 1리'라고 큼지막하게 새겨 마을 진입로에 표지석으로 세웠다.
후손들에 의해 글씨가 새겨져 수난을 당하다 방치되던 고인돌은 2003년 문막의 선사시대 유적을 발굴한 연세대학교 원주박물관에 의해 청동기 시대 고인돌로 재발견됐다.
돌 두 개가 아래 받침돌과 위 덮개돌의 상태로 있었던 점, 근처에 거대한 돌이 없는 곳에서 큰 돌 2개만 발견된 점이 청동기 시대 고인돌로 추정된 근거가 됐다.
궁촌 1리 마을 표지석으로 쓰인 아랫돌은 2018년 1월 표지석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석재상 근처에 방치되는 등 또 한 번 수난을 겪었다.
이에 문막읍 행정복지센터는 방치된 아랫돌을 윗돌이 있는 포진 2리 옛 마을회관으로 옮기고 전시를 위해 주변 환경을 정비하면서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1970년대 주민들에 의해 발견됐지만, 그 쓰임에 따라 헤어졌던 고인들 윗돌과 아랫돌이 50여 년 만에 재회한 셈이다.
아직 행방을 찾지 못한 아랫돌 1개도 여러 제보를 토대로 찾는 중이다.
김명해 문막읍장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행방을 알 수 없는 나머지 아랫돌 1개를 찾아 고인돌이 온전한 모습으로 보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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