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대안학교 강지환 군이 쓴 '진짜 배움'의 기록

'정답은 없다고 가정해볼까' 출간…광주 묘지 참배·반전 시위 등 사회 실천 기록

유형재

| 2026-07-14 10:37:06

▲ 정답은 없다고 '가정'해볼까 [당신의 바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6세 대안학교 강지환 군이 쓴 '진짜 배움'의 기록

'정답은 없다고 가정해볼까' 출간…광주 묘지 참배·반전 시위 등 사회 실천 기록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최근 일부 고교생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으로 학교 현장의 역사 및 민주주의 교육 부재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역사를 온몸으로 체감하며 쓴 16세 대안학교 학생의 3년 기록이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강원 최초 공립 대안학교인 춘천 가정중학교를 졸업한 강지환 군이 최근 펴낸 에세이 '정답은 없다고 가정해볼까'(펴낸 곳 당신의 바다·267쪽)가 잔잔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책은 강릉을 떠나 낯선 기숙형 학교에 입학한 강 군이 스스로 배움의 길을 찾아 나선 과정을 담고 있다.

강 군은 학생회장으로서 공동체의 책임을 고민하고, 밴드부 활동과 무릎 골절이라는 고비를 넘기며 세상과 부딪혀 온 기록을 날것 그대로 풀어냈다.

특히, 책에 담긴 '기억 프로젝트' 일화는 최근 불거진 청소년 역사 인식 논란과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 군은 2학년 시절 광주 5·18 민주묘지와 민주기록관 등을 찾아 희생자들의 아픔을 마주하고 연극을 관람하며 역사를 온몸으로 체감했던 경험을 상세히 기록했다.

교과서 속 글자를 넘어 타인의 마음에 공감하며 성숙한 민주 시민으로 자라나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러한 성장은 중학교 진학 전부터 이어온 남다른 사회적 실천에서 비롯됐다.

강릉 운양초등학교 재학 시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홀로 반전 시위를 하던 교사 곁에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서며 전교생의 평화 연대를 끌어냈다.

초등학생 때부터 기후 위기에 목소리를 내고 주말 플로깅을 기획하는 등 주체적인 삶을 가꿔온 경험은 중학교 진학 후 사회 동아리 활동 등 더 넓은 배움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교육계의 응원도 이어졌다.

강삼영 강원도교육감은 추천사에서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던 시간을 지나며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는 강 군의 성장을 응원한다"며 "이 아름다운 질문이 더 많은 이들의 마음에 닿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운양초등학교 김기수 교사는 "자녀를 주체로 성장시키고 싶은 부모님들에게 작은 영감을 주리라 확신한다"고 추천했다.

가족의 따뜻한 지지 속에서 성장한 강 군은 가정중학교를 졸업한 뒤 현재 전북 김제 지평선고등학교에 진학해 새로운 삶을 가꾸고 있다.

성적표에는 기록되지 않는 '진짜 나'를 찾아가는 용기 있는 성찰의 기록이, 정해진 답을 좇기 바쁜 우리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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