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돌문화·신화로 읽는 제주…제5회 제주비엔날레 내일 개막

20개국 69팀 참여…도립미술관 등 5개 공간서 11월 15일까지

변지철

| 2026-08-24 10:29:57

▲ 제5회 제주비엔날레 포스터 [제주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우크라이나 작가 '자나 카디로바'의 'PerformanceⅥ' [제주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제5회 제주비엔날레가 25일 개막한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도립미술관이 주관하는 이번 비엔날레는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변용의 기술'을 주제로 오는 11월 15일까지 83일간 열린다.

20개국 69팀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하며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전시는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제주아트플랫폼,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레미콘 등 5곳에서 펼쳐진다.

'허끄곡 모닥치곡'은 제주어로 '섞이고 모이다'라는 뜻이고, '이야홍'은 제주민요 '이야홍 타령'의 후렴구다.

이번 비엔날레는 제주가 오랜 시간 외부 세계와 교류하며 서로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고 변화해온 과정을 '변용'이라는 주제로 풀어낸다.

전시는 '유배', '돌문화', '신화' 등 세 갈래로 구성된다.

제주도립미술관에서는 '추사의 견지에서: 유배'를 주제로 추사 김정희의 제주 유배를 출발점으로 고립과 단절의 시간이 새로운 예술 언어로 바뀌는 과정을 살펴본다.

김정희의 '세한도' 영인본과 제주 문자도, 현중화의 '취시선'을 시작으로 오석훈과 조기섭, 이현태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2층에서는 난민과 이주민 등 오늘날의 문제로 유배의 의미를 넓힌 작품들을 선보인다.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에서는 '검으나 돌은 구르고 굴러: 돌문화'를 주제로 제주의 현무암과 돌담에 쌓인 시간과 기억을 다룬다.

김현성은 24개 물레 위에 돌을 올려 관람객이 물레를 돌리면 돌이 스치는 소리가 리듬을 만드는 신작 '담지체'를 선보인다. 일본 작가 오카베 마사오와 사진작가 미나토 치히로는 제주와 홋카이도, 히로시마를 하나의 기억으로 잇는 설치작품 'TIME RINGS'를 내놓는다.

제주아트플랫폼과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레미콘 등 제주 원도심에서는 '큰 할망의 배꼽: 신화'를 주제로 제주 신화와 공동체의 기억을 현대미술로 풀어낸다.

제주아트플랫폼에서는 캐나다 작가 뱅상 모리세와 캐롤라인 로버트가 높이 6m, 폭 15m가 넘는 대형 화면을 활용한 관객 참여형 작품 '테라(TERRA)'를 선보인다.

우크라이나 작가 자나 카디로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라진 마을과 사람들의 기억을 제주라는 장소에 맞게 재구성한 신작 'Performance VI'를 전시한다.

예술공간 이아에서는 제주 녹나무와 해녀 숨비소리, 굿과 신화 등을 소재로 한 작품과 국가민속문화유산 '제주도 내왓당 무신도' 확대 복제본 등을 만날 수 있다.

이번 비엔날레는 지난 제4회가 '표류'를 통해 제주와 남방문화의 연결을 탐구한 데 이어 유배와 이주, 신화 등을 통해 북방문화와 제주가 이어져 온 흐름으로 시선을 넓혔다.

이종후 예술감독은 "서로 다른 문화가 제주에서 뒤섞이고 합쳐지며 만들어낸 변용의 기술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이야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개막식은 24일 오후 6시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열리며 홍보대사 김창옥의 인사말과 경기소리꾼 이희문의 축하공연 등이 진행된다.

입장료는 성인 8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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