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 운명 맞이한 거장의 예술적 고뇌…뮤지컬 '베토벤'

9일 세종문화회관서 개막…서사·음악 등 프로덕션 전면 재구성
박효신, 폭발적 가창력으로 루트비히의 고독과 분노 객석에 전달

조윤희

| 2026-06-18 10:30:21

▲ 뮤지컬 '베토벤' 루트비히 판 베토벤 역 박효신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뮤지컬 '베토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뮤지컬 '베토벤' 출연진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비극적 운명 맞이한 거장의 예술적 고뇌…뮤지컬 '베토벤'

9일 세종문화회관서 개막…서사·음악 등 프로덕션 전면 재구성

박효신, 폭발적 가창력으로 루트비히의 고독과 분노 객석에 전달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세상의 모든 소리가 사라져가는 가혹한 운명 속에서도, 천재 작곡가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한 것은 결국 음악이었다.

청력을 잃어가는 절망의 소음이 가득한 세상, 고독하게 울려 퍼지는 한 남자의 외침은 깊은 울림으로 객석을 파고든다.

지난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베토벤'은 세계적인 천재 작곡가의 삶을 무대 위로 소환한 작품이다.

지난 2023년 초연 당시 선보였던 서사와 음악, 무대 연출을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면적으로 재구성해 한층 정교해진 완성도로 돌아왔다.

작품은 청력 상실이라는 가혹한 현실 앞에서도 음악을 놓지 않았던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내면을 깊이 파고든다.

틀에 박힌 세상의 억압과 신체적 고통 속에서 그가 느낀 답답함과 분노, 그리고 예술적 고뇌를 하나의 거대한 투쟁의 과정으로 묘사하며 인물의 심리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무대는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흐르는 순간 관객들을 순식간에 1810년 비엔나로 이동시킨다.

화려한 궁중 무도회와 고독한 천재의 어두운 방이 대비를 이루며, 관객들로 하여금 베토벤의 음악적 고뇌와 주변 인물들과의 복잡한 관계성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월광', '비창', '열정' 소나타 등 대작으로 남은 베토벤의 대표적인 원곡 선율에 실베스터 르베이 작곡가의 현대적 감각이 결합된 음악은 웅장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로 스토리라인을 받쳐준다.

이번 시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루트비히와 안토니(토니) 브렌타노의 깊어진 관계성이다. 서로를 '소중한 친구'라 부르며 스스로를 가두고 있던 베토벤의 내면을 유일하게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토니는 천재 예술가의 든든한 조력자로서 무대 위에 묵직한 감동을 준다.

루트비히 역으로 무대에 오른 박효신은 초연 배우다운 깊은 서사 이해력을 바탕으로 비극적 운명을 맞이한 인물의 고통을 고스란히 뱉어냈다.

박효신 특유의 호소력 짙은 음색과 폭발적인 가창력은 청력을 잃어가는 베토벤의 분노와 답답함, 소리 없는 절망을 압도적인 에너지로 표현하며 객석을 장악했다. 박효신이 넘버를 끝마칠 때마다 객석에서는 환호성과 뜨거운 박수가 쏟아지며 극장 안을 가득 메웠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의 앙상블도 극의 밀도를 촘촘하게 채웠다. 토니 역의 김지우는 따뜻하면서도 강인한 정서로 베토벤의 상처를 보듬으며 정서적 깊이를 더했고, 동생 카스파 역의 신성민은 형을 향한 애정과 갈등을 설득력 있게 대변했다. 프란츠 역의 최호중과 베티나 역의 유연정 역시 안정적인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주인공 루트비히 역은 박효신과 함께 이번 시즌 새로 합류해 기대를 모으는 홍광호가 나눠 맡아 관객들에게 서로 다른 매력의 무대를 선사한다. 토니 역에는 윤공주·김지현·김지우가, 카스파 역에는 신성민·김도현이 출연해 무대를 완성한다.

공연은 8월 1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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