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준
| 2026-03-13 10:25:39
납북어부 사건 전시 '출항' 강원 고성서 17일 개막…과거사 기억
'지역사회서 충분히 공론화되지 못해…예술 기록 방식으로 재조명'
(강원 고성=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강원 고성문화재단은 납북어부 사건을 조명하는 우리 동네 과거사 전시 '출항'을 오는 17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간성읍 달홀문화센터 전시 마루에서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충분히 공론화되지 못했던 납북어부 사건을 예술 기록 방식으로 재조명해 공동의 기억으로 남기고, 지역사회 차원의 성찰을 이끌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는 납북귀환 어부 명예 회복 특별법 발의 시점에 맞춰 지역 예술가 그룹 엄소(UMSO)와 공동 기획했다.
엄소는 고성을 고향으로 둔 어부의 아들 엄경환 씨와 서울대 동양학과 출신 김소정 씨가 함께 활동하는 예술가 그룹으로, 납북어부 사건의 흔적과 기억을 '기억의 바다'라는 주제로 작품화하며 피해자들의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조명해왔다.
이들은 지난 2월 대만에서 열린 국제 현대미술 교류전 '너와 나는 바다로 연결되어 있다'에 초청돼 인간과 바다의 관계를 성찰하는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시 제목 '출항'에는 납북 이후 귀환했지만 온전한 삶을 회복하지 못한 피해자들을 대신해 이제는 지역사회가 기억의 여정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는 사건의 사실관계와 구조적 배경을 기록 자료로 제시하고, 이를 예술적 해석과 함께 구성해 과거의 사건을 현재의 문제로 인식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전시 기간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개막 행사에서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관계자와 전문가들을 초청해 전시장 현장 라운딩 형식의 대화를 진행하며, 사건을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시선과 향후 과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사건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한 지역 의견을 수렴하는 정책형 설문도 진행해 향후 관련 기관과 공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고성문화재단과 전시 기획자 엄소는 "이번 전시의 핵심은 피해자들이 온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데 있다"며 "'출항'이 지역에서 시작되는 사회적 대화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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