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 2022-06-12 10:19:10
"소록도 갱생원·울릉도 독도,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가치"
세계문화유산 자문기구 한국위, 후보 7개 추천…'제주 돌 문화' 포함
항구도시 인천·개신교 선교기지·정조 문화유산·한강 하구 습지도
용산기지·무등산 주상절리대 등 장기 검토유산 5개도 선정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전남 고흥 '소록도 갱생원'과 경북 '울릉도와 독도' 등 국내 유산 7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추가로 등재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한국위원회는 지난해 작성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신규발굴 연구보고서'에서 두 유산과 함께 '제주의 돌 문화', '항구도시 인천: 근현대 세계사의 증거', '근대 개신교 선교기지', '정조 문화유산', '한강 하구 습지'를 잠정목록 유산 후보로 추천했다.
세계유산에 등재하려면 먼저 잠정목록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잠정목록에는 '가야고분군', '한양도성', '대곡천 암각화군', '강진 도요지', '낙안읍성' 등 유산 12개가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코모스는 세계문화유산 자문기구다. 이코모스 한국위원회는 앞서 2006년과 2011년에 만든 보고서와 지자체·전문가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잠정목록에 올릴 만한 유산 17개를 정하고 자문회의를 열어 가치를 검토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선정된 소록도 갱생원은 한센인의 아픈 역사가 남아 있는 현장이다. 보고서는 "소록도 갱생원은 20세기 초반 세계적으로 한센인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관리한 공중 보건 흔적이 고스란히 보존된 근대 의료유산"이라고 평했다.
제주의 돌 문화는 돌하르방, 돌미륵, 지석묘, 돌담, 읍성, 돌가마 등 제주도에서 돌로 만든 다양한 산물을 아우른다. 항구도시 인천은 근대 우리나라 최대 항도였던 인천에 남은 의미 있는 근현대 건축물을 묶은 유산이다.
근대 개신교 선교기지는 서울, 대구, 광주, 청주, 공주, 전주, 순천, 목포에 있는 19세기 후반 혹은 20세기 초반 서양식 학교, 병원, 교회를 의미한다. 정조 문화유산에는 조선시대 임금 정조와 관련된 유적인 수원 화성, 오산 독산성, 화성 융릉과 건릉 등이 속한다.
한강 하구 습지는 인위적 구조물이 없는 '열린 하구'로, 민물과 바닷물이 주기적으로 섞이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울릉도와 독도는 독특한 동식물이 자라고 지형이 특이해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할 만하다고 인정됐다.
이코모스는 장기적으로 잠정목록 등재를 검토해야 할 유산으로 '죽막동 고대해양제사유적', '용산기지', '정원과 누정문화', '성균관과 문묘', '무등산 주상절리대'를 꼽았다.
그러면서 전북 부안 죽막동 유적은 발굴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서울 용산기지는 보존 방안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코모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유산들은 이미 세계유산에 등재돼 잠정목록에 추가로 올릴 대상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최근 등재 경향을 고려해 문화경관, 산업유산, 근대유산, 기억유산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국의 서원'이나 '한국의 갯벌'처럼 여러 유산을 묶으면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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