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다르지만 꽤 닮은"…화가 노숙자·이정은 모녀 2인전

이화익갤러리 '가까이 오래' 개막

강종훈

| 2021-12-08 10:17:15

▲ 노숙자 '채송화' [이화익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정은 '소식1' [이화익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좀 다르지만 꽤 닮은"…화가 노숙자·이정은 모녀 2인전

이화익갤러리 '가까이 오래' 개막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꽃의 화가'로 알려진 노숙자(78)는 평생 화폭에 자연의 꽃을 그려왔다. 딸인 이정은(50)의 그림에도 꽃이 등장하지만, 늘 화병에 꽂힌 모습이다.

닮은 듯 다른, 다른 듯 닮은 모녀 동양화가의 작품이 한자리에 전시된다.

서울 종로구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8일 개막한 노숙자·이정은 2인전 '가까이 오래'는 두 작가의 동양화 30여 점을 선보인다.

두 작가는 모두 서울예고와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학교 선후배 관계이기도 하다. 모녀가 함께하는 전시는 2005년 첫 2인전 이후 16년 만이다.

노숙자는 양귀비, 라벤더, 수국 등을 비롯해 이름 모를 생소한 야생화까지 직접 관찰해 생생하게 표현한다.

이정은은 책, 꽃과 화병, 과일과 장식품 등 일상의 사물들이 놓인 책가도(冊架圖)를 현대적인 미감으로 그린다.

가까이에서 오랜 시간 함께한 시간 보이지 않는 영향을 주고 받아온 두 작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림 속에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정은의 작품 속 화병은 어머니가 대만 여행길에 사다 준 중국 도자기 화집에 나오는 것이다.

이정은은 작가노트에서 "엄마와 나의 작업실 벽면에 차곡차곡 쌓인 그림을 한 공간에 펼쳐 봤다"며 "식물과 교감하며 자연에서 위로받던 엄마의 시간과 사물에 담긴 기억과 뜻을 되새긴 나의 시간을 들여다보니 우리는 좀 다르지만, 또 꽤 닮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끝)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