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향한 그리움…500년 지나 꽃으로 이어지는 단종과 정순왕후

국가유산청, 영화 '왕사남' 흥행에 사릉·장릉서 들꽃 식재·고유제

김예나

| 2026-04-09 10:08:30

▲ 영월 장릉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남양주 사릉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월 장릉 정령송 주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월 향한 그리움…500년 지나 꽃으로 이어지는 단종과 정순왕후

국가유산청, 영화 '왕사남' 흥행에 사릉·장릉서 들꽃 식재·고유제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비극적인 삶을 살다 떠난 단종(재위 1452∼1455)과 정순왕후의 인연이 500여년 만에 꽃으로 이어진다.

국가유산청은 이달 11일 단종의 비인 정순왕후가 묻힌 남양주 사릉 일대에서 자란 들꽃을 단종의 능인 영월 장릉으로 옮겨 심을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천600만 관객을 넘어서며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단종과 정순왕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기획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사후 500여년간 떨어져 있던 단종과 정순왕후의 서사를 '꽃'이라는 생명의 매개체로 연결해 역사적 슬픔을 치유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11일 오전 9시 남양주 사릉에서 고유제를 올리며 행사를 알린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초헌관(제사를 지낼 때 첫 번째로 술을 올리는 제관)을 맡아 취지를 설명하고, 이후 영월 장릉으로 이동해 들꽃을 심을 예정이다.

들꽃은 1999년 사릉에서 장릉으로 옮겨 심은 소나무인 '정령송'(精靈松) 주변에 자리하게 된다.

국가유산청은 매년 7∼8월께 장릉과 사릉의 사초(무덤의 풀) 씨앗을 채취해 이듬해 한식 일에 교환해 심는 행사를 정례화할 방침이다.

영월 장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 40기 중 유일하게 비수도권에 있다.

단종이 1457년 세상을 떠나자 영월호장 엄흥도가 시신을 몰래 거두어 가매장한 것으로 전하며, 1698년 왕의 신분으로 회복된 이후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남양주 사릉은 원래 단종의 누나 경혜공주의 시댁인 해주 정씨 집안 묘역이었다.

1521년 정순왕후가 노산군(단종) 부인 신분으로 세상을 떠나자, 대군부인의 예로 장례를 치렀고 이후 복위되자 왕릉 제도에 맞게 다시 조성했다.

국가유산청이 운영하는 국가유산포털은 정순왕후에 대해 "영월을 바라보며 비통한 마음으로 단종을 그리워하며 한 많은 세월을 살았다"고 설명한다.

(끝)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