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 보물선'서 나온 밥그릇 '발우' 138점 만난다

태안해양유물전시관 내년 5월 15일까지 '해저만발'전

박상현

| 2021-11-10 10:05:02

▲ 태안선 청자 발우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태안선 청자 발우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 영국사지 출토 청동 발우와 숟가락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려청자 보물선'서 나온 밥그릇 '발우' 138점 만난다

태안해양유물전시관 내년 5월 15일까지 '해저만발'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주꾸미를 잡던 어부의 제보로 알려진 고려시대 선박 '태안선'은 그야말로 '고려청자 보물선'이었다.

어부가 낚은 주꾸미 약 800마리 중 하나가 푸른색 접시를 끌어안은 채 나온 뒤 본격적인 수중발굴이 이뤄졌고, 고려청자 2만3천여 점이 발견됐다. 청자는 대접, 접시, 그릇, 뚜껑 있는 잔, 주전자, 향로, 벼루 등 종류도 다양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태안선에서 나온 유물 중 '발우'(鉢盂)를 선보이는 특별전 '해저만발(海底萬鉢), 바다에서 만난 발우'를 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서 17일부터 내년 5월 15일까지 연다고 10일 밝혔다.

발우는 사찰에서 승려가 사용하는 공양 그릇을 뜻한다. 식기를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파트라'를 한자로 옮긴 '발다라'(鉢多羅)의 발(鉢) 자에 밥그릇 우(盂) 자를 합쳐 만든 단어다.

적당한 양을 담는 그릇이라는 뜻으로 응기(應器) 혹은 응량기(應量器)라고도 부른다. 바리, 바루, 바리때라는 별칭도 있다.

전시에서는 태안선에서 확인된 발우 175점 중에서 선별한 138점과 다른 지역에서 출토된 발우 등 자료 약 230점이 공개된다.

제1부 '불교, 발우를 지니다'에서는 발우의 기원·의미·사용법을 설명하고, 고려시대 발우 특징을 소개한다. 서울 영국사지에서 출토한 청동 발우와 청주 사뇌사 청동 발우를 비롯해 단양 구인사가 소장한 청자 발우도 볼 수 있다.

이어 제2부 '바다, 바다를 품다'에서는 태안선 청자의 제작 장소로 추정되는 강진 가마터에서 수습한 청자 발우 조각을 보여주고, 태안선 청자 발우를 한데 모아 선보인다.

마지막 공간은 파주 혜음원지에서 나온 발우와 조선시대 승려인 서산대사 관련 유물, 현대 발우 등으로 꾸민다.

태안해양유물전시관 관계자는 "태안선 발우는 격이 높은 사찰에서 사용하려고 만든 그릇 같다"며 "전시가 발우와 고려청자, 태안선과 고려시대 문화를 생각해 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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