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 작가' 서혜영의 20년간 작업들…성곡미술관 개인전

황희경

| 2023-04-24 10:00:15

▲ 서혜영, ectype C, 2015, 스틸, 분체도장, 88.5x55.1x89.1cm[성곡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혜영 'Ubiquitous 1', 2003, 캔버스에 흑연 연필, 240x180cm [성곡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서울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서혜영 개인전 전시 모습. 2023.4.24. zitrone@yna.co.kr

'벽돌 작가' 서혜영의 20년간 작업들…성곡미술관 개인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벽돌을 모티프로 작업하는 중견작가 서혜영의 개인전이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2003년 이후 20년간의 작업 여정을 돌아보는 전시다. 작가는 2000년 이후 평면이나 3차원에서 벽돌 모티프를 쌓는 행위로 만들어지는 공간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2003년 회화 연작 '유비쿼터스'(Ubiquitous)는 종교 도상인 '수태고지'를 재해석했다. 캔버스에 연필로 선을 무수히 그어 완성한 작품 속 공간은 자세히 보면 벽돌 형상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철(스틸)로 만든 '엑타입'(ectype) 연작은 조형물 속 작은 벽돌을 통과한 빛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그림자의 효과로 새로운 공간감이 형성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3층 전시장은 '가능성 있는 모든 결합'이라는 소주제처럼 작은 유닛(단위)의 확장성을 이용해 예술작품의 실용성을 모색하는 작업으로 이뤄졌다.

펠트를 이용해 만든 삼각형 유닛은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카펫이나 조명이 된다. 공간을 장식하는 대형 조형물이 되기도 한다.

전시장에서는 여러 개 놓인 나무상자를 벤치처럼 사용할 수 있다. 각각의 나무 상자 안에는 자석이 들어 있어 원하는 형태로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다. 벽면에 장식된 색색의 유닛 역시 결합하는 방식에 따라 여러 모양으로 변신한다. 이런 작업 역시 벽돌 형상이라는 작은 단위를 다양한 방식으로 유연하게 변형해 온 작가의 태도와 맥이 닿아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다양한 작업을 하다 보니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던 차에 이런 기회를 갖게 됐다"면서 "이제부터가 작가로서의 시작, '본게임'에 들어갈 때"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작업에서 가지를 치면서 나아갈 아이디어와 에너지가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6월 18일까지. 6월 10일에는 '가능성 있는 모든 결합'을 주제로 작가와 함께하는 오브제 워크숍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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