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위] 45년째 주시한 예루살렘·빈의 도심 개발…'빨간불' 켜진 유산

오늘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보고·논의…올해 6월 기준 총 53건 달해
등재 이후에도 보존 상황 점검…25일 '한국의 갯벌' 확대 등재 예정

김예나

| 2026-07-22 10:00:01

▲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본회의 (부산=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본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허민 국가유산청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6.7.20 mon@yna.co.kr
▲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토의 대상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누리집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오스트리아 '빈 역사 지구'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누리집에 공개된 사진 ⓒ Silvan Rehfeld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세르비아 '코소보 중세 유적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누리집에 공개된 사진 ⓒ Martin Candir, Platoneum d.o.o, Franje Stefanovica 2, Petrovaradin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투르카나 호수 국립공원'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누리집에 공개된 사진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한국의 갯벌 3단계 추진 요구하는 환경단체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인천·부산·화성 갯벌 보전을 바라는 시민사회단체가 20일 부산 벡스코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1년 세계유산위원회가 추가 등재를 권고하며 한국의 갯벌 2단계 등재의 길이 열렸던 것처럼 이번 세계유산위원회도 한국의 갯벌 유산의 완성을 위해 3단계 등재의 길의 열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026.7.20 handbrother@yna.co.kr
▲ 발언하는 허민 국가유산청장 (부산=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20 mon@yna.co.kr
▲ '사도광산 진실 외면 말라' (부산=연합뉴스) 민족문제연구소와 연구소 부설 식민지역사박물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 회의장 인근에서 강제 동원 조선인 탄광 노동자들의 이름이 적힌 대자보를 입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6.7.21 [민족문화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건축 또는 도시 계획 일관성의 심각한 훼손', '역사적 진정성의 상당한 소실', '무장 충돌의 발발 또는 위협'….('세계유산협약 이행을 위한 운영지침'에서 규정하는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 등재 기준 일부)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등재된 것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세계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가 심각하게 훼손되면 등재의 '영광'이 사라질 수도 있다.

이런 논의를 이끄는 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다.

세계유산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 결정 기구인 위원회는 21개 위원국을 중심으로 유산의 보존 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에 올리기도 한다.

22일 국가유산청과 유네스코에 따르면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날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의 보존 현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은 보존과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유산을 뜻한다.

각국이 자국의 세계유산을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위원회는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올린 뒤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은 총 53건에 이른다.

'예루살렘 옛 시가지와 성곽'은 1981년 등재된 이듬해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에 올라 45년째 보존 상황을 점검 중이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안에 있는 '성 힐라리온 수도원(텔 움 아메르)'은 2024년 등재와 동시에 위험에 처한 유산이 됐다.

한국의 경우, 아직 위험에 처한 유산은 없다.

'왕릉뷰' 아파트 논란이 불거진 김포 장릉(조선왕릉), 최근 문화유산 보존과 도심 개발을 놓고 대립한 종묘는 여러 차례 우려가 제기됐으나 아직 목록에 오르지 않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가 공개한 결정문 초안을 보면 올해 위원회에서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서 벗어나는 유산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등의 심사 평가를 바탕으로 모두 목록 '유지'(retain) 판단을 내렸다.

다만 주요 사안은 위원국 간 논의가 예정돼 있어 최종 결정은 달라질 수 있다.

위원회는 '빈 역사 지구', '코소보 중세 유적지', '투르카나 호수 국립공원'의 보존 현황 보고서 채택을 놓고 공식 토의에 나설 예정이다.

이 가운데 '빈 역사 지구'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오스트리아의 '빈 역사 지구'는 성당, 궁전 등 중세 유럽 건축 문화를 보여주는 구도심의 아름다운 풍광과 역사적 가치로 2001년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그러나 옛 건축물을 에워싸듯 올라가는 높은 현대식 건물이 도시의 역사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2017년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끝내 이름을 올렸다.

당시 위원회는 결정문에서 도심 개발 계획을 언급하며 "앞으로 들어설 건물들의 높이는 여전히 시각적으로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계유산 분야를 연구하는 한 전문가는 "결정문 수정을 놓고 토론이 치열할 것"이라며 "유산 관리 및 개발을 둘러싼 상징적인 사례인 만큼 관심이 클 듯하다"고 내다봤다.

한국에서는 1995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종묘' 맞은편의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해를 넘겨 이어지고 있어 이번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눈여겨볼 만하다.

종묘는 올해 위원회에서 의제로 다루지는 않는다.

위원회는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이후 기존 등재 유산의 보존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사도광산 등의 보존관리(State Of Conservation·SOC) 상황은 이르면 22일 오후부터 24일까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올해 2단계 확대 등재에 도전하는 '한국의 갯벌' 결과는 25일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병현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의장은 지난 20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위원회에서 다뤄야 할 복잡한 안건이 방대하다"며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제안이 한데 모인다면 그 어느 때보다 성공적이고 기념비적인 회의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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