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지철
| 2026-08-30 09:58:50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경찰의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으로 제주 관광의 안전 이미지가 흔들리면서 여행을 앞둔 관광객이 숙박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안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내국인 관광객이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경찰의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지난 19일부터 29일까지 11일간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24일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지난해 같은 날보다 감소했다.
19일은 2만9천220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보다 6% 줄었고 20일 3만1천131명(-3%), 21일 3만2천664명(-0.3%), 22일 3만4천399명(-7.1%), 23일 3만4천559명(-5.1%)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실종 신고된 30대 여성 장모 씨의 시신이 발견된 24일에는 3만7천428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보다 4.2% 늘었지만 이튿날인 25일 3만3천111명(-11.8%)을 시작으로 26일 3만3천960명(-2%), 27일 3만3천421명(-6.8%), 28일 3만3천129명(-5.7%), 29일 3만1천185명(-13%)으로 5일 연속 줄었다.
특히 25일과 29일에는 지난해 같은 날보다 각각 11.8%, 13% 줄어 감소 폭이 10%를 넘었다.
반면 29일까지 이달 전체 관광객은 126만7천61명으로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늘었지만 내국인은 101만4천27명으로 1.9% 감소했다.
관광 현장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우려가 감지되고 있다.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에서 숙박업을 하는 40대 A씨는 최근 오는 10월 제주 여행을 예약했던 가족 단위 관광객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취소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손님이 이번 사건으로 '제주가 위험한 것 같다'며 예약을 취소했다"며 "손님들이 이 사건을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받아들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사태가 오래 이어지지 않기만 바랄 뿐"이라고 걱정했다.
이날 오전 제주국제공항에서도 안전 문제를 걱정하는 관광객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친구와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은 인천지역 20대 여성 관광객 2명은 "(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사건이) 아무래도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낮에 산책할 때도 혼자 다니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부모님이 '위험하니 가지 말라'고 했다"며 "그래도 계획했던 여행이라 제주에 왔다. 가급적 사람이 많은 관광지를 중심으로 다니고 밤에는 돌아다니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반면 제주를 자주 찾는 관광객은 최근 논란에도 제주가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구에서 온 40대 여성 관광객은 "평소 제주에 자주 와서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면서도 "주변에서 걱정하는 분들이 많고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제주 여행이 좋고 앞으로도 계속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국인 관광객의 최근 감소를 이번 사건과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다는 게 제주도의 판단이다.
지난해와 올해 같은 날짜의 요일이 달라 평일과 주말에 따라 달라지는 관광객 입도 흐름을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데다 최근 제주 국내선 항공편의 공급 좌석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제주행 항공기 좌석이 줄면 제주를 찾을 수 있는 내국인 관광객 수도 그만큼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최근 감소세를 이번 사건 때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제주관광업계 관계자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의 주된 원인은 항공기 공급 좌석 감소로 보고 있다"며 "공급 좌석이 줄었는데도 탑승률이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제주 관광 수요 자체가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협회 차원에서도 이번 사건으로 인한 전반적인 예약 취소 움직임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다만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는 것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지난 27일 위성곤 제주지사 주재로 경찰·해경·소방·행정시와 민간 안전단체 등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고 관광객을 포함한 제주형 안전망 강화 대책을 마련했다.
숙박·렌터카업체 등과 연계해 1인 관광객이 실종되거나 연락이 끊겼을 때 신속하게 신고·대응하는 체계를 만들고 주요 관광지의 긴급신고 안내와 위치정보 제공도 확대하기로 했다.
위 지사는 "도민과 관광객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도정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자 어떤 상황에서도 양보할 수 없는 최우선 과제"라며 "최근 실종사건을 계기로 기존 안전 체계에 사각지대는 없는지 꼼꼼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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