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2주 지난 여수섬박람회, '준비 부족' 비판…반전 모색

'트럭 배' 공연·부실한 음식, 혹평…관람객 18만5천명에 그쳐
지역 비하 소재 전락…"정치·진영 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공연 보강·단체 관광객 유치, 반전 시도…폐막 후 지자체 행사 점검 계??

손상원

| 2026-09-20 09:53:10

▲ 섬박람회 전시관 둘러보는 관람객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 2026 여수 세계섬박람회 주행사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여수=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준비 부실로 비판을 받는 2026 여수 세계섬박람회가 개막 2주 동안 실추된 이미지 회복에 힘을 쏟는다.

콘텐츠와 공연 등 행사를 보강해 뒤늦게나마 부족한 볼거리를 채우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소셜미디어(SNS) 등을 도배한 혹독한 평가를 긍정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일 2026 여수 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5일 개막 이후 19일까지 섬박람회 주 행사장과 부 행사장 방문객은 18만5천202명으로 집계됐다.

94일간 3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현실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개막하자마자 섬의 가치와 매력을 공유한다는 취지를 구현하기에는 전시 콘텐츠의 양과 질,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평가 속에 '볼 게 없다', '입장료가 아깝다'는 입소문이 퍼졌다.

키오스크에서 표를 뽑는 게 전부인 미래 교통수단 체험, 1t 트럭에 천을 씌워 배 모양을 연출한 거문도 뱃노래 공연, 주 행사장 내 식당에서 판매한 1만4천900원짜리 게장백반의 부실한 구성 등은 비난의 표적이 됐다.

홍보의 주요 수단이 돼야 했을 SNS에서 섬박람회는 호남 비하의 소재로 소비되기도 한다.

지난 6월 여수시 SNS 서포터즈가 자발적으로 촬영한 홍보 영상은 713억원 규모 행사에 어울리지 않는, 수준 낮은 '공식 홍보 영상'으로 소개되면서 촬영에 참여한 시민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여수시는 건전한 비판은 수용하되, 시민의 얼굴을 무단으로 캡처해 조롱하거나 모욕하는 등 행위에는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공식 입장까지 냈다.

조직위는 돌산읍 진모지구 주 행사장 8개 전시관의 콘텐츠를 보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공연·체험 등을 통한 붐업에 힘쓰고 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위클리 콘서트'를 열어 인기 가수들의 무대를 선보이고,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셰프를 초청해 섬 식재료를 활용한 '쿠킹 쇼'도 연다.

지난 19일에는 한문선 여수상의 회장이 대표로 있는 보임그룹의 후원으로 여수시민에게 주 행사장을 무료 개방하고 총 2천만원 상당 경품 행사를 열면서 5만명 이상 몰려들기도 했다.

조직위는 추석과 개천절 연휴에는 K팝·트로트 콘서트를 열어 연휴 나들이객을 겨냥한다.

14일 일본 크루즈 관광객 215명이 박람회장을 찾았듯 어린이집, 학교, 공공기관 단체 관람객도 적극적으로 유치해 활기를 더할 예정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공직자들의 섬박람회 관람 시 연가를 사용하지 않고 출장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지침은 논란을 일으켰다.

'관람 출장'은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국제농업박람회 등 지역 주요 국제행사가 열릴 때면 관행처럼 허용됐으나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온라인에는 섬박람회 체험학습을 안내하는 학교 측의 가정통신문도 관람객 동원의 흔적으로 퍼졌다.

부실한 준비로 자초한 혹평에 과도한 공격까지 겹치자 순천, 광양 등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는 성공 개최를 위해 관람을 독려하는 여론도 생겨났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주 행사장의 노을 풍경, 주제섬 외벽의 미디어파사드 등은 "우려했던 것보다 낫다"는 평가도 일부 있다.

조직위는 건전한 비판과 제안은 수용하고 개선할 테니 지나친 비난보다 성원을 보내달라고 호소한다.

사단법인 한국섬중앙회와 전국 섬 주민 21명도 지난 17일 주 행사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섬박람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이들은 특히 일부 왜곡·과장이 섞인 공세에 대해 "섬을 정치와 진영의 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며 "섬박람회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과 구체적인 개선 요구는 존중해야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주장·정치적 진영 논리·지역 내 단체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공격이 박람회 취지와 섬 주민의 염원까지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섬 주민들의 호소처럼 폐막 때까지는 관심을 보이되, 행사 후에는 준비와 개최 과정에서 노출된 문제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여수시민은 "추진 배경,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세계박람회장을 두고 진모지구로 주 행사장을 정한 의사 결정, 예산 사용 현황 등 모든 과정을 꼼꼼하게 돌아봐야 한다"며 "우후죽순 생겨나는 지자체 축제와 박람회의 허와 실을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11월 4일까지 진모지구, 세계박람회장, 개도·금오도 일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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