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 주도로 간행한 불경·오십삼불 신앙 그림, 보물 된다

국가유산청, '불정심다라니경(한문·언해본)' 등 4건 지정 예고
한문본·언해본 함께 수록…평창 상원사·공주 마곡사 유물도 보물로

김예나

| 2026-09-03 09:48:23

▲ '불정심다라니경(한문·언해본)'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불정심다라니경(한문·언해본)'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평창 상원사 석가여래삼존좌상·16나한상 일괄 및 복장유물' 일부 왼쪽부터 제화갈라보살좌상, 석가여래좌상, 미륵보살좌상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회도' 중 구불도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회도' 중 오불도(왼쪽)와 칠불도(오른쪽)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공주 마곡사 동종'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조선 전기 왕실 주도로 간행된 불교 경전을 비롯한 주요 불교 유산이 보물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불정심다라니경(한문·언해본)'과 '평창 상원사 석가여래삼존좌상·16나한상 일괄 및 복장유물',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회도', '공주 마곡사 동종' 등 4건을 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3일 예고했다.

불정심다라니경은 해당 경전을 필사하거나 지니면서 읽으면 재앙을 물리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밀교 계열의 불교 경전이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불정심다라니경(한문·언해본)'은 한문본과 한문으로 된 내용을 한글로 풀어서 쓴 언해본이 함께 수록돼 있으며 각 3권씩 있다.

한문본은 1485년 성종(재위 1469∼1494)의 어머니인 인수왕대비(인수대비)가 주도해 간행한 목판본이며, 언해본은 1455년 조성된 금속활자로 찍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한문본과 언해본의 구성을 가진 책 중에서 조성 당시의 온전한 원형으로 전해지고, 보물로 지정된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문본만 있는 다른 책과 비교해도 내용이나 인쇄 상태가 뛰어난 것으로 여겨진다.

강원 평창군 월정사 성보박물관에 보관된 '평창 상원사 석가여래삼존좌상·16나한상 일괄 및 복장유물'은 존상 21구와 복장 유물 34점으로 이뤄져 있다.

원래 경북 예천 운복사에 봉안돼 있었으나, 일부 없어진 상을 1711년에 다시 제작했다.

1885∼1886년경 운복사에서 상원사로 옮겼으며 왕실 주도로 개채(改彩·다시 채색함)한 다음 영산전에 봉안했다고 한다.

불상을 조성하며 남긴 기록에 따르면 1711년 제작된 목조상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조각승 혜주에 의해 조성된 것으로 확인돼 연구 가치가 크다.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회도'는 오십삼불 신앙을 불화로 구현한 사례다.

오십삼불 신앙은 '관약왕약상이보살경' 경전에 수록된 오십삼불의 이름을 부르고 예배하면 시방의 부처를 만나고, 무겁고 극악한 죄를 일컫는 사중오역(四重五逆)의 죄가 사라진다고 믿는 신앙이다.

국가유산청은 "오십삼불 신앙을 불화로 표현한 희귀한 제작 사례"라며 "시대를 대표하는 화승 의겸 특유의 화풍이 잘 반영돼 있어 미술사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된 '공주 마곡사 동종'은 몸체에 새겨진 기록으로 볼 때 1654년 승려 장인인 보은이 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안곡사에 봉안하기 위해 만들었으나, 18세기 중반 안곡사가 폐사될 무렵 마곡사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승려가 보살상 앞에서 무릎을 구부려 합장하는 모습 등이 새겨져 있으며 동종 제작을 위해 신도들이 시주한 물건 목록 기록도 남아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해 검토한 뒤,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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