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척지토성, 1천500년 전 가야시대 정치·행정 거점 확인

박정헌

| 2026-07-03 09:47:56

▲ 함양 척지토성 발굴 현장 [경남 함양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함양 척지토성, 1천500년 전 가야시대 정치·행정 거점 확인

(함양=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경남 함양군에 있는 가야시대 산성인 '척지토성'이 1천500년 전 지역을 다스리던 정치·행정의 중심 거점이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확인됐다.

함양군은 국가유산청 지원으로 진행한 척지토성 발굴조사에서 가야인들의 고도화한 토목 기술과 장기적 성곽 운용 흔적을 발굴했다고 3일 밝혔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동쪽 성벽에서 확인된 '층첩성토(層疊盛土)' 축조 기법이다.

이는 흙을 여러 겹 반복해 단단히 다져 쌓아 올리는 고난도 방식으로 5세기 중엽 가야인들이 보유했던 뛰어난 토목 기술 수준을 입증한다.

성문이 있던 자리로 추정되는 동문지(東門址)에서는 서로 다른 시기에 축조된 석축 시설 3기가 중첩된 상태로 발굴됐다.

일부 석축은 물의 흐름을 통제하는 보(洑) 기능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성곽이 일회성 방어기지에 그치지 않고, 5세기 중엽부터 6세기 전반까지 오랜 기간 증·개축되며 지역 지배의 핵심 인프라로 기능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라 보고 있다.

특히 함양 지역 최고 지배층의 무덤군인 '백천리고분군'이 인접해 이 일대가 가야 말기 함양 정치·군사의 심장부였다는 가설이 힘을 받게 됐다.

군 관계자는 "이번 발굴 성과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함양 지역 가야사의 실체를 규명하고 고대사 속 독자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전환점"이라며 "발굴된 성과를 바탕으로 척지토성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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