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으로 표현한 제석천·조선 태종이 내린 임명장, 보물 된다

국가유산청, 총 4건 지정 예고…불화 아닌 조각한 제석천 흔치 않아
'초조본 유가사지론' 유일 판본·1465년 간행 정도전 문집도 가치 인정

김예나

| 2026-07-02 09:41:50

▲ '평창 상원사 목조제석천의좌상 및 복장유물' 중 제석천상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보물 지정 예고된 복장유물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평창 상원사 목조제석천의좌상 및 복장유물' 중 복장유물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안성 고신왕지'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3'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삼봉선생집 권1'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각으로 표현한 제석천·조선 태종이 내린 임명장, 보물 된다

국가유산청, 총 4건 지정 예고…불화 아닌 조각한 제석천 흔치 않아

'초조본 유가사지론' 유일 판본·1465년 간행 정도전 문집도 가치 인정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조선 전기 불교문화를 엿볼 수 있는 유물과 태종(재위 1400∼1418)이 내린 임명장 등이 보물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평창 상원사 목조제석천의좌상 및 복장유물'을 포함해 총 4건의 문화유산을 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2일 예고했다.

강원 평창 상원사의 문수전에 있는 제석천상은 주로 불화로 표현해온 제석천을 조각으로 조성한 것으로, 흔치 않은 사례로 알려져 있다.

제석천은 불교에서 도리천에 있는 제석천궁에 살면서 사천왕을 거느리고 불법(佛法·부처가 말한 교법)과 불제자를 보호하는 수호신을 뜻한다.

이 불상은 조선 전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의자에 앉은 듯한 자세이나 원래의 의자는 없어진 상태다. 통통한 얼굴과 높이 들어 올린 보계(寶髻·부처나 보살의 머리 위에 있는 상투) 등이 특징이다.

제석천상은 2008년 발견된 복장(腹藏) 유물, 문수전에 함께 모신 국보 '평창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 기록 등을 볼 때 1645년 이전에 조성된 것으로 여겨진다.

목조문수동자좌상에는 1466년에 동자상을 만들어 모셨다는 기록이 남아있는데, 여기에는 '천제석왕'(天帝釋王·제석천을 높여 부르는 명칭) 관련 내용이 있다.

국가유산청은 "불상의 양식과 더불어 동자상 발원문에 '천제석왕' 조성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조선 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조선 전기 불교 조각사와 복장 의례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로 꼽힌다.

광주안씨 사간공후 서령공파 계암종중에서 전해오는 '안성 고신왕지'(安省 告身王旨)는 태종이 '안성'이라는 인물을 강원도 도관찰출척사로 임명하며 내린 문서다.

총 7행에 걸쳐 작성됐으며 '조선국왕지인'(朝鮮國王之印)이 찍혀 있다.

1435년 이전 임명장에 쓰이던 '왕지'라는 명칭이 그대로 남아 있어 당대 문서 규정의 변천사, 관직 체계 등을 보여주는 고문서로 의미가 크다.

이날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된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3'(初雕本 瑜伽師地論 卷三)은 중국 당나라의 승려인 현장(602∼664)이 번역한 100권 중 일부다.

국내외에서 동일한 권이 발견된 적 없는 유일한 판본으로 가치가 크다.

고려시대에 한문을 우리말로 번역해 읽을 수 있도록 토를 단 석독구결(釋讀口訣)이 표시돼 있어 국어사 연구에 도움이 되는 자료라고 국가유산청은 전했다.

조선의 개국공신 정도전(1342∼1398)의 글을 모은 '삼봉선생집'(三峯先生集) 가운데 1465년에 간행한 중간본(重刊本) 첫 권도 보물로 지정될 예정이다.

태조(재위 1392∼1398) 시기에 간행된 초간본이 왕자의 난으로 흩어져 없어진 뒤 후손들이 흩어진 글을 모아 펴낸 것으로, 이색(1328∼1396)의 글이 남아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조선 초기 문집 연구뿐 아니라 사학, 서지학 분야에서도 학술 가치가 매우 높은 자료"라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국가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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