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헌
| 2026-05-31 08:00:05
[여행honey] 노을과 사랑이 만나는 섬, 푸꾸옥(Phu Quoc)
(푸꾸옥=연합뉴스) 정동헌 기자 = 바다 위에서 30cm의 간격을 사이에 두고 두 연인이 다리 양쪽 끝 난간에 서서 입을 맞춘다. 석양의 마법이 만들어내는 순간에 펼쳐지는 열정적인 사랑의 장면이다.
푸꾸옥 키스 브리지는 바다 위 약 16m 높이로 뻗은 보행교로, 양쪽에서 이어진 두 다리가 중앙에서 30cm가량의 간격을 남긴 채 마주 보는 구조다.
푸꾸옥은 '베트남의 진주 섬'이라 불리는 자연 휴양지다.
푸꾸옥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공항 확충과 컨벤션 인프라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 선 썬그룹은 선셋 타운과 키스 브리지, 해상 케이블카, 야간 공연, 리조트를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엮었다.
썬푸꾸옥항공의 인천-푸꾸옥 직항편 개설까지 더해지면서 푸꾸옥은 한국 여행자에게 더 가까운 글로벌 휴양지로 떠오르고 있다.
◇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섬
푸꾸옥(Phu Quoc, 富國)은 '부유한 나라'라는 한자 이름처럼 풍요로운 자연환경을 품은 베트남 남서쪽 끝단의 섬이다. 섬 북단에서 남단까지는 약 50km, 자동차로 1시간 20분 남짓이면 닿는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한적한 어촌 마을에서 세계적인 휴양지로 탈바꿈한 푸꾸옥은 베트남 정부가 지정한 '특별경제특구'다.
남북으로 길쭉한 섬의 서쪽 해안을 따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리조트들이 즐비하며, 그 중심에 선셋 타운이 있다. 푸꾸옥 관광의 정점이라 불리는 이곳은 베트남을 대표하는 부동산·레저 기업 썬그룹(Sun Group)이 천혜의 자연환경 위에 조성한 거대한 관광 생태계다.
그 중심인 '선 파라다이스 랜드'는 자연경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지중해 해안의 정취를 고스란히 재현했다. 푸꾸옥 국제공항에서 차로 30분을 달려 도착한 선셋 타운은 마치 유럽의 어느 해안 도시에 온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 붉은 태양이 바다와 맞닿는 곳
노을빛으로 물든 바다 한가운데 다리 위에서 남녀가 서 있는 장면이 보였다. 그들은 서로를 포옹하며 "사랑해"라고 크게 외친다. 두 갈래로 나뉜 '노스 윙'과 '사우스 윙'을 따라 걸어온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으며 키스했다. 붉게 타오르는 석양은 연인을 환하게 비추는 조명이 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차례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박수와 환호로 그 순간을 함께 축복했다.
이곳은 이름만큼이나 로맨틱한 '키스 브리지'(Kiss Bridge)다. 선셋 타운의 명물인 이 다리 위에 서면 누구나 영화 속 주인공이 된다. 아름다운 해안선과 붉은 낙조가 보석처럼 빛나는 섬, 바로 푸꾸옥이다. 해변 리조트의 안락함과 테마파크의 즐거움이 공존하는 선셋 타운은 늘 흥미진진하다. 화려한 유럽풍 건축물로 새로 단장하고 2027년 APEC 정상회의 준비에 속도를 내는 푸꾸옥은 여행 자체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을 안긴다.
선셋 타운의 빨간 지붕과 아치형 창문, 알록달록한 파스텔톤 건물들은 유럽 마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정겹다. 길가에 화사하게 핀 부겐빌레아꽃들은 골목 구석구석 스며드는 햇살과 어우러져 '인생샷'을 남기기에 더없이 좋은 배경이 된다.
'지중해 마을'이라 불리는 이곳의 골목길을 거닐다 보면 여행의 즐거움이 절로 배가 된다. 마을 어디에서나 보이는 75m 높이의 캠파니레 시계탑은 베네치아 산마르코 종탑을 연상시킨다. 시계탑 꼭대기에 오르면 선셋 타운의 파노라마 풍경이 한눈에 펼쳐지며, 이곳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최고의 전망 포인트다.
◇ 바다 위를 날아 혼똔섬으로…
로마의 콜로세움을 옮겨놓은 듯한 안터이역에서 세계 최장 길이의 3선 해상 케이블카를 타고 혼똔섬으로 향한다. 7,899.9m에 달하는 케이블카 창밖으로 안터이 군도의 작은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선셋 타운과 수많은 고기잡이배가 어우러진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절로 "오길 잘했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다.
혼똔섬에는 대규모 워터파크가 조성되어 있어 가족이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스릴 넘치는 롤러코스터와 유수 풀에서 즐기는 물놀이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유쾌한 비명과 웃음소리는 행복 바이러스처럼 주변 모두의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한다. 섬 내 최대 규모인 망고 레스토랑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만큼이나 다채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다.
◇ 가장 뜨거운 바다를 가슴에 품다
케이블카를 타고 선셋 타운으로 돌아올 즈음, 어느덧 해가 저물고 하늘은 별이 총총한 푸른 밤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이 무렵, '바다의 교향곡'이라 불리는 디너쇼 '심포니 오브 더 씨'(Symphony of the Sea)가 시작된다. 바다 조망을 자랑하는 '썬 바바리아 가스트로 펍'의 바닷가 테이블에 앉아 수제 맥주인 '썬 크래프트 비어'의 풍미와 맛있는 저녁을 즐긴다.
수상 무대 옆 오케스트라와 밴드의 연주는 바다를 감싸며 관객의 감흥을 한껏 끌어올린다. 1000발의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오프닝은 그야말로 장대하다. 워터제트를 이용해 힘차게 물을 내뿜고, 날아오르는 플라이보드는 공중에서 현란한 회전을 선보이며 하늘을 가로지른다. 200여 가지의 레이저 효과가 물과 불꽃과 뒤섞여 환상적인 무대를 완성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출에 모두가 환호한다.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전율이 넘치는 향연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독특한 기억이 된다.
◇ 불꽃과 K-팝이 수놓는 밤
또 한편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공연 '키스 오브 더 씨'(Kiss of The Sea)가 막을 올린다. 물과 조명, 불꽃놀이가 어우러진 이 공연은 푸꾸옥의 탄생 설화와 우주적 사랑 이야기를 환상적인 빛으로 그려낸다. 하이라이트인 불꽃 쇼는 여행자들의 가슴 속에 잊지 못할 여운을 새긴다.
뜨거운 열기는 공연이 끝난 후 키스 광장에서 펼쳐지는 거리공연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DJ가 '아파트'와 '강남스타일'을 틀자, 국적과 언어가 다른 사람들이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푸꾸옥의 밤은 케이팝 리듬과 환호 속에서 달아올랐다.
해변을 따라 늘어선 '부이페스트'(Vui Fest) 야시장은 아기자기한 상점과 다양한 길거리 음식으로 밤 분위기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프리미어 빌리지 푸꾸옥 리조트로 돌아와 침대에 눕자 은은한 꽃향기가 번졌다. 바다와 숲에 안긴 객실에는 파도 소리가 낮게 밀려들었고, 그 소리는 긴 하루를 보낸 여행자의 밤을 조용히 감싸주었다.
◇ 맨발로 딛는 지구의 에너지, 푸꾸옥의 싱그러운 아침
바다와 맞닿은 원시림 속에 자리한 프리미어 빌리지 푸꾸옥 리조트는 두 개의 해안선을 따라 바다 조망 독채 빌라 215채로 이루어졌다. 섬 남단의 절경인 옹 도이 곶(Mui Ong Doi)에 위치해 탁 트인 전망 속에서 일출과 석양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또한 푸꾸옥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손꼽히는 켐비치와도 이어져 있다.
새소리에 눈을 뜨는 아침. 햇살을 머금은 커튼을 걷어내면 탁 트인 바다가 눈앞에 성큼 다가온다. 리조트 산책로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소란함은 어느새 멀어지고, 고요한 평온이 그 자리를 채운다. 앱으로 호출한 전동 버기(Buggy)를 타고 동쪽과 서쪽 두 바다 사이를 가로질러 해변에 닿는다. 고운 모래사장을 맨발로 걸어본다. 지구의 거대한 에너지가 발바닥을 통해 온몸으로 스며드는 어싱(Earthing)의 감각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코코넛 나무 사이 해먹에 몸을 기대고 기지개를 켜면, 아침의 생기가 온몸으로 퍼져 나간다. 바다와 주파수를 맞춰가는 더없이 소중한 치유의 시간이다.
2027 APEC이 선택한 섬
선셋 타운을 건설한 썬그룹은 2027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푸꾸옥을 글로벌 휴양지로 도약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마이스(MICE) 인프라인 컨벤션 센터와 다목적 공연장을 건설 중이며, 푸꾸옥 국제공항의 시설 확충을 통해 연간 수용인원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경전철(LRT) 도입으로 섬 내 연결성을 강화하는 등 인프라 전반에 걸친 대규모 공사가 24시간 쉼 없이 진행 중이다.
교통 접근성도 한층 좋아졌다. 썬그룹은 '썬푸꾸옥항공'을 설립해 푸꾸옥 곳곳을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연결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썬푸꾸옥항공은 지난 4월 17일 인천-푸꾸옥 직항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현재 매일 1회 운항 중이며, 향후 하루 2회로 증편될 예정이다. 부산-푸꾸옥 노선 추가 개설도 계획되어 있어, 국내 여행자들의 접근성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푸꾸옥 선셋 타운은 환상적 일몰의 향연이 펼쳐지는 특별한 곳이다. 매일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는 보는 이의 가슴에 잊지 못할 감동을 새긴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선셋 타운은 비범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행복해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떠나기에 행복해지는 것이 아닐까. '하루를 걸으면 한 바구니의 지혜를 얻는다'는 베트남 격언처럼, 푸꾸옥 여행에서 길어 올린 행복의 조각들은 오래도록 삶을 지탱할 단단한 지혜가 되어줄 것 같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6년 6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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