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직접 기획하고 토론'…K팝 정규과목 배우는 美고교

학생들 "'K팝 그룹과 일하면 어떨까' 진로고민까지 하게 돼"
현지 인기에 1→3반, 100명 수강…LAUSD-총영사관 개발·산업체 방문견학 지원

김경윤

| 2026-06-11 09:14:01

▲ 미국 페어팩스 고등학교의 K-팝 교육과정 수업 장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페어팩스 고등학교에서 10일(현지시간) K-팝 교육과정에 참여 중인 학생 라일라가 K-팝 그룹 기획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heeva@yna.co.kr 2026.6.10
▲ 수지 배 LA 페어팩스 고등학교 교사 [김경윤 촬영. 재판매 및 DB 금지]
▲ 미국 LA 페어팩스 고등학교에서의 K-팝 교육과정 [김경윤 촬영. 재판매 및 DB 금지]

'아이돌 그룹 직접 기획하고 토론'…K팝 정규과목 배우는 美고교

학생들 "'K팝 그룹과 일하면 어떨까' 진로고민까지 하게 돼"

현지 인기에 1→3반, 100명 수강…LAUSD-총영사관 개발·산업체 방문견학 지원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K-팝 그룹을 만들 때 필수적인 요소는 뭘까요? 팬덤이죠. 팬은 마케팅의 한 축인 것을 넘어서 그룹의 생존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이라고 볼 수 있어요."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 페어팩스 공립 고등학교 교실에서는 K-팝을 주제로 심도 있는 질의응답이 오갔다.

마치 가요 기획사에서 이뤄지는 업무 회의처럼 가상의 그룹을 설정하고 음악 컨셉, 멤버 포지션과 국적, 이름, 팬덤 명까지 정한 뒤 이를 소개하는 학생들의 프로젝트 발표도 이어졌다.

2025∼2026학년도 LA통합교육구(LAUSD) 정규 과목인 'K-팝 교육과정' 수업의 일부다.

LAUSD와 주LA총영사관이 개발해 중·고등학교 정규 선택과목으로 채택된 이 수업에서는 K-팝을 그저 듣고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 구조 파악부터 마케팅과 기획까지 가르치고 있다.

미국에서도 K-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큰 환영을 받았다.

가상의 그룹 '스타라이트'(별빛)를 기획해 발표한 11학년(고교생) 레일라는 "처음에는 학점을 채우려고 들어왔는데 다양한 장르와 그룹을 보는 것이 점점 흥미로워졌다"며 "이 수업을 계기로 K-팝을 더 열린 마음으로 대하게 됐다. 언어를 몰라도 전 세계 사람들이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멋진 문화"라고 강조했다.

수지 배 교사는 "저 역시 LA 한인타운에서 자랐지만, 예전에는 K-팝이 지금처럼 세계적이지 않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 K-팝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며 "학생들이 신나게 참여하고 엄청나게 주도적으로 임하고 있다. 학생들의 성원에 힘입어 학급 수가 1개에서 3개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학급당 35명이 참여하며, 총 수강인원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 수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일부 학생에게 K-팝 산업체에 직접 방문해 현장을 직접 체험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수업에 참여한 9학년 라일라 카바디스는 "6년 전에 K-팝의 세계를 알게 됐고 완전히 빠져들었다"며 "이 과목이 개설된다는 소식을 듣고 '와, 이건 무조건 들어야 해'라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생활은 스트레스가 많은데, 제 취미를 학교에서 공유하고 친구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기대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산업체 방문 경험에 대해 "복도마다 K-팝 그룹 사진이 걸려있는 것을 보고 심장이 터지는 것 같았다"며 "미래에 K-팝 그룹들과 함께 일하는 직업, 이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글로벌로 성장하도록 돕는 일을 가지면 어떨까 하고 진로 고민까지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배경에는 LAUSD와 주LA총영사관의 노력이 있었다. 2024년부터 지애 변 기타야마 LAUSD 국장이 교육과정 개발을 주도했다.

이지은 주LA총영사관 교육영사는 "한류 열풍이 이는 상황에서 이를 지속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며 "향후에도 K-팝, E-스포츠, K-푸드 등 차세대가 관심이 많은 분야를 한국 기업과 소통해서 협력하고 알릴 기회를 지원하려 한다"고 밝혔다.

페어팩스 고등학교는 2025∼2026학년도에 K-팝 교육과정을 시범 운영한 4개 학교 가운데 한 곳이다.

레너드 최 페어팩스 고등학교장은 "학생들이 세상에서 다채로운 경험과 기회를 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독특한 교육과목을 도입했다"며 "아이들이 음악을 사랑하더라. K-팝을 시작으로 교내 힙합 수업, 로큰롤 수업 등 다른 음악 과목까지 함께 활성화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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