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석' 항아리, 조사해보니 '활석'…국보 지정 명칭 바꾼다

국보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납석사리호' 명칭 정정 예고
표면 글자 통해 766년 제작 추정…"균열 11곳 확인·조치 필요"

김예나

| 2026-03-09 09:26:17

▲ 국보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납석사리호' [국가유산청 국가유산 디지털 서비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명문 부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 디지털 서비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내부 모습 [국가유산청 국가유산 디지털 서비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바닥 면 모습 [국가유산청 국가유산 디지털 서비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유물의 균열 분포 및 길이 추정 모식도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펴내는 학술지 '헤리티지 : 역사와 과학' 제58권 제4호에 실린 논문 '비파괴 분석을 활용한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납석사리호의 재질 검토와 훼손도 평가'속 모식도 캡처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국보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납석' 항아리, 조사해보니 '활석'…국보 지정 명칭 바꾼다

국보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납석사리호' 명칭 정정 예고

표면 글자 통해 766년 제작 추정…"균열 11곳 확인·조치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지리산 암벽 아래 암자 터에서 발견된 1천200여 년 전 국보 항아리가 이름을 바꾼다.

최근 조사·분석을 통해 재질이 새롭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국가유산청은 국보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납석사리호'의 명칭 가운데 '납석사리호'를 '활석사리호'로 정정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불교의 사리 신앙이 깃든 항아리는 통일신라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거무스름한 색에 높이는 약 14.5㎝이며 석남암사 터로 전하는 일대에서 불상을 올려놓는 대, 즉 대좌(臺座)의 받침돌 안에서 발견한 것으로 전한다.

부산시립박물관이 구입해 소장하고 있으며, 1986년 국보로 지정됐다.

이 항아리는 불교 미술을 넘어 불교사적으로도 연구 가치가 크다.

표면에는 15행에 걸쳐 비로자나불(毗盧遮那佛·여러 모습으로 나타나 중생을 구원하는 광명의 부처)을 조성하게 된 기록 등을 빼곡하게 새겼다.

한 줄에 적게는 8자, 많게는 11자씩 136자가 담겨 있다.

그중에는 '영태 2년'(永泰二年)이라는 연호가 새겨져 있어 신라 혜공왕(재위 765∼780) 대인 766년에 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영태 2년 병오 7월 2일 법승, 법연 두 스님이 과거를 받들어 두온 애랑을 위해 석조 비로자나불을 이루고 무구정광다라니경과 함께 석남암 관음암에 봉안하였다."(항아리 표면의 명문 중에서)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은 "신라 비로자나불 좌상의 제작 연대를 8세기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당초 항아리는 곱돌(납석)로 만들었다고 알려졌으나, X-선 분석 및 조사를 거쳐 활석으로 확인됐다.

납석과 활석은 비슷해 보이지만, 주성분에서 차이가 난다.

석조 문화유산 분석 전문가인 이명성 국립문화유산연구원 학예연구사 등은 최근 국가유산 분야의 학술지인 '헤리티지 : 역사와 과학'에 게재한 논문에서 "(전체적으로) 변성암에 속하는 활석편암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활석의 산지와 관련해 "경남 산청과 가까운 전남, 전북, 경북 지역에도 활석 광상(鑛床·광물이 많이 묻혀 있는 부분)이 분포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유물의 안전을 위해서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분석 결과, 사리호에는 수직 방향으로 발달한 균열을 포함해 총 11곳에서 균열이 발견됐으며, 바닥 면까지 길게 이어져 있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진은 "수직 방향으로 발달한 균열은 물리적인 충격에 취약한 상태로 추정되며, 적절한 조치와 함께 취급 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칭 정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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