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아라가야 왕궁 토성 둘레 최소 2㎞…신라 월성과 비슷"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왕궁터 34곳 조사…"가야문화권 최대 규모"

박상현

| 2022-06-13 09:24:55

▲ 함안 가야리 유적 푸른색 점선이 토성 추정 구역이고, 붉은색 실선은 사적 구역이다. 작은 검은색 사각형이 이번 시굴조사 지역들이다. 노란색 면은 발굴조사 지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함안 가야리 유적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함안 가야리 유적 항공 측량 결과 푸른색 점선이 토성 추정 구역, 붉은색 실선은 사적 구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함안 아라가야 왕궁 토성 둘레 최소 2㎞…신라 월성과 비슷"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왕궁터 34곳 조사…"가야문화권 최대 규모"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경남 함안 아라가야 왕궁터를 둘러싼 토성의 둘레가 2㎞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북 경주 신라 월성과 충남 부여 백제 부소산성 둘레가 약 2.4㎞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라가야 왕궁 규모도 상당히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아라가야 추정 왕궁터인 사적 '함안 가야리 유적' 조사를 통해 왕궁 토성의 위치와 규모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2018년부터 아라가야 왕궁터를 발굴조사 중인 가야문화재연구소는 첨단 장비로 항공 측량을 하고 옛 지형을 분석한 뒤 사적 지정 구역 안에 토성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큰 34곳을 골라 발굴조사보다 간단한 시굴조사를 했다.

가야문화재연구소는 조사 지역에서 대부분 나무기둥 구멍과 흙을 다져 올린 성토층 등 토성 흔적을 찾아냈고, 토성 잔존 추정 지점들을 선으로 연결해 토성 길이가 최소 2㎞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가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아라가야가 대규모 노동력을 투입해 토성을 쌓았고, 왕궁터에 국가 차원에서 보호해야 할 중요한 시설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토성 중에는 이중 성벽 형태를 띠는 구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가야문화권에서는 고령 주산성이 둘레 약 1.8㎞로 가장 길다고 알려졌는데, 아라가야 왕궁터가 최대 규모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토성의 일부 구간은 이미 개발이 이뤄져 가옥이 들어선 상태이고, 토성 남동쪽에는 인공 제방이 남아 있다.

가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왕궁터의 전반적 규모를 알아낸 만큼 조사와 정비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왕궁 내부 주요 건물터를 비롯해 문터와 같은 출입시설 위치를 조사하고, 제방과 토성 관계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라가야 왕궁터에서는 발굴조사를 통해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초반 사이에 조성한 것으로 판단되는 건물터와 목책 등 다양한 유구(遺構·건물의 자취)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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