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의 창] "대통령 방문이 이탈리아 한인사회에 새 길 열어"

박이태 이탈리아 로마 가이드협회장
"한인 가이드 자격 확대 기대…한인사회 숙원, 실마리 찾았다"

박현수

| 2026-08-05 09:05:45

▲ 박이태 이탈리아 로마 한국인 관광가이드협회장 [박이태 회장 제공]
▲ 자신의 도장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는 박이태 회장 [박이태 회장 제공]
▲ 이탈리아 동포 간담회, 격려사하는 이재명 대통령 (로마=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2026.6.15 xyz@yna.co.kr
▲ 1966년 태권도 이탈리아에 처음 보급한 박 회장 부친 박영길 사범 [박이태 회장 제공]
▲ 동포간담회서 김경협(왼쪽) 재외동포청장 만난 박이태 회장 [박이태 회장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대통령의 방문이 이탈리아 한인사회에 새로운 길을 열어줬습니다."

이탈리아 로마에 거주하는 박이태 이탈리아 로마 한국인 관광가이드협회장은 지난 4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에서 군 복무를 했지만, 한국에 뿌리가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최초의 한국인 남성이다. 이름 '이태'도 '이탈리아'에서 따왔다. 1966년 태권도를 이탈리아에 처음 보급한 박영길 사범의 아들인 그는 현재 자신의 도장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2017년 이탈리아 국가 공인 관광가이드 자격을 취득했고 지난해 로마 한국인 관광가이드 협회 회장으로 선출돼 협회를 이끌고 있다.

박 회장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오랜 숙원이던 '한인 가이드 자격증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로마 주이탈리아 대한민국 대사관과 대사, 총영사, 영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큰 지원 덕분에 작은 한인 사회가 매우 큰 도움을 받았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새로운 동포 지원 정책이 현장에서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행정으로 구현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사관은 이탈리아 관광부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유지하며 국장급 인사들과의 공식 회의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지난 6월 14일 이탈리아 관광부 국장으로부터 "한국인 사회의 문제를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양국 간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관광 분야의 양자 협정을 체결할 준비가 돼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자"는 연락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이탈리아 정부는 물론 한국 정부에도 줄기차게 제기해 왔던 숙원이 풀릴 기미가 보였다. 그는 "관광부 국장의 연락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그동안엔 길이 막혀 있었다. 이것이 바로 해외에 사는 우리 동포들이 겪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튿날 박 회장은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한 이 대통령 주최 동포 간담회에 참석해 "대통령의 방문이 이탈리아 한인사회에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공인 관광가이드 국가자격증 문제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이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언급됐다.

이탈리아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연간 100만명에 달하는 데 반해 한국어 안내가 가능한 공인가이드는 턱없이 부족하고, 한인이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길도 좁다는 게 이 대통령의 지적이었다.

공인가이드 국가자격시험은 2013년 이후 12년간 공고조차 없다가 지난해 11월 재개됐지만, 응시자 약 1만8천명 가운데 필기와 구술을 모두 통과한 최종 합격자는 230명에 불과했다.

이탈리아 역사·문화는 물론 이탈리아어 구사력까지 엄격히 평가해 현지 한인사회에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 중 하나"로 통한다. 이 때문에 자격 없이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암암리에 가이드를 하는 일이 잦았고, 이탈리아는 무자격 유료 가이드 투어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한인 동포들의 관광가이드 자격증 취득 기회를 확대해 달라"는 민원은 지난해 10월 이탈리아를 찾은 우원식 당시 국회의장과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 등을 통해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청에 접수됐다.

마침 이 대통령이 해외 동포사회 민원 전수조사를 지시한 시점과 맞물려 해당 민원은 국빈 방문에 앞서 주요 민원으로 보고돼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수 있었다.

박 회장은 이 대통령을 직접 만난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라고 돌아봤다. 그는 "이전에도 여러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지만, 이번만큼은 가슴 깊이 벅찬 자부심을 느꼈다"며 "대통령의 관심과 노력 덕분에 이전에는 만나기 어려웠던 분들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고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한 추진력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에 가장 깊이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재외동포청 김경협 청장을 직접 만난 것도 뜻깊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양국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현실과 필요에 맞는 전문 교육과정을 통한 자격 취득 제도가 마련되길 바란다"며 "그렇게 되면 더 많은 한국인 가이드가 이탈리아에서, 더 많은 이탈리아인 가이드가 한국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유럽에서 가장 작은 규모에 속하는 이탈리아 한인 사회가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것이 가장 큰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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