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봉사로 에너지 '뿜뿜'…워낭소리음악봉사단

"작은 울림 모여 큰 소리로"…5년 넘게 이웃 사랑 실천
음악 필요하면 어디든 출동…난타 공연에 포크댄스까지

김상연

| 2023-11-04 09:05:01

▲ 연습하는 워낭소리 음악봉사단 [촬영 김상연]
▲ 무대 위 워낭소리 음악봉사단 [워낭소리 음악봉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노인정 찾은 워낭소리 음악봉사단 [워낭소리 음악봉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워낭소리 음악봉사단 [촬영 김상연]

[#나눔동행] 봉사로 에너지 '뿜뿜'…워낭소리음악봉사단

"작은 울림 모여 큰 소리로"…5년 넘게 이웃 사랑 실천

음악 필요하면 어디든 출동…난타 공연에 포크댄스까지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5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인천시 서구에 연습실을 둔 워낭소리 음악봉사단의 가입 조건은 아주 간단하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없어도, 무대에 오른 경험이 전무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음악을 즐기면서 얻은 에너지를 이웃 사랑으로 실천할 마음가짐만 있으면 된다.

새로운 도전과 멀어져 가던 중년들의 삶은 음악 봉사와 함께 변하기 시작했다.

이향비(58) 봉사단장은 4일 "워낭소리처럼 작은 울림이라도 모이면 큰 소리를 낼 수 있다"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우리 봉사단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을 중심으로 2018년 결성된 봉사단은 5년 넘도록 흥겨운 노랫가락과 함께 이웃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봉사단은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장구와 북을 들고 찾아가 관객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활동 초기에는 호쾌한 난타 공연으로 무대를 꾸리다가 포크댄스와 밴드공연까지 다양하게 분야를 넓히고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이어지는 꾸준한 연습 덕에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이면서 봉사단을 찾는 곳도 늘었다.

이 단장은 "가정의 달인 5월에는 복지시설이나 노인기관에서 하루에 3번씩 공연을 펼칠 때도 있었다"며 "관객들의 행복한 표정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봉사단의 가장 큰 목표는 신나는 무대를 꾸려 모두가 함께 즐기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공연 준비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도 피날레를 장식할 '디스코 타임'이다.

이 시간만큼은 자리에 앉아 손뼉만 치던 어르신들도 흥겨운 분위기에 덩실덩실 춤을 춘다고 했다.

'음악 초짜' 단원들이 봉사단에 들어와 무대에 오르기까지 이 단장의 세심한 지도는 큰 도움이 됐다.

건물 지하에 있는 봉사단 연습실은 항상 이 단장의 힘찬 구령과 함께 단원들의 열정으로 채워진다.

서로 웃으며 수다를 떨다가도 음악이 흘러나오면 어느새 진지한 표정으로 연습에 임한다.

처음 무대에 섰을 때 눈앞이 캄캄해 아무 기억도 없다던 단원들은 이제는 어떤 관객이 왔는지 살펴볼 정도의 여유는 생겼다.

이들은 음악으로부터 힘을 얻고, 그 에너지를 남을 돕는 일에 쓸 수 있어 더욱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신현민(58)씨는 "친구 소개로 우연히 시작한 음악 봉사가 이렇게 삶의 질을 높여줄지 몰랐다"며 "살면서 가장 보람찬 일"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미용실을 운영하는 단원은 손님 파마를 하는 중간에 달려와 연습하고 간다"며 "저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모두 음악 봉사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봉사단은 최근 아시아 국가의 민속춤을 하나둘씩 섭렵하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전통시장 상인들이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춤을 가르치는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이 단장은 "상인분들은 가게를 지키느라 공연이 열려도 문턱을 쉽게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을 위해 시장을 찾아 댄스 교실을 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단원들과 함께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일에 작은 능력을 보태고 싶다"며 "신나는 공연으로 어디든지 찾아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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