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근
| 2022-03-21 09:08:30
전쟁은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나…연극 '금조 이야기'
국립극단 개발 신작…'커뮤니티 대소동'도 무대에
3월 30일∼4월 10일 백성희장민호극장·소극장 판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한국전쟁 발발 3일째. 메밀밭에서 씨를 뿌리던 금조의 눈에 황급히 도망치는 마을 사람들이 보인다. 주인집에 두고 온 어린 딸을 찾아 산비탈을 내려오지만, 텅 빈 마을 어디에도 아이의 흔적은 없다. 딸의 옷을 챙긴 금조는 이제 막 시작된 전쟁의 한가운데로 향한다.
국립극단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서울 용산구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김도영 작가의 신작 '금조 이야기'(연출 신재훈)를 선보인다고 21일 밝혔다. 작품개발사업인 '창작공감'을 통해 1년간 개발한 작품이다.
김도영 작가는 2020년과 2021년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연달아 수상했다. 그는 '왕서개 이야기', '무순 6년', '아록과 루시' 등을 통해 꾸준히 전쟁과 폭력의 역사를 다뤄왔다.
'금조 이야기'는 전쟁 중 잃어버린 딸을 찾아 피난길을 거슬러 오르는 금조와 그와 동행하는 들개의 이야기를 그린다. 피난민, 시인, 역무원, 미군, 소년병, 표범, 곰, 말 등 약 30개 캐릭터를 13명의 배우가 4시간에 걸쳐 연기한다.
김도영 작가는 "전쟁이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리고 이후 우리는 어떻게 회복해 가는지를 그리겠다"고 전했다.
4월 2일 공연 종료 후에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진행된다. 작품은 개막 당일 발행되는 희곡선과 하반기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을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같은 기간 소극장 판에서는 이진엽 연출의 '커뮤니티 대소동'이 무대에 오른다. '창작공감:연출' 2021년 주제인 '장애와 예술'에 기반한 작품이다.
공연장 입구에서 관객은 안대를 하고 진행 요원을 따라 극장으로 들어선다. 관객은 어둠 속에서 시각 외 모든 감각을 열어 빛이 없는 세계를 맞이한다. 배우와 관객이 모두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100분 동안 몸으로 대화한다.
이진엽 연출은 "(장애인) 커뮤니티 구성원들과 만난 시간 동안의 기쁨과 혼란을 담고 있다"며 "관객도 이것을 감각적으로 함께 경험할 수 있게 구성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티켓은 국립극단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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