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엄한 병풍 바위 두른 '달 뜨는 산'…월출산 일원, 명승 된다

국가유산청, 지정 예고…"국가 제의·불교 문화·옛 기록 오랜 기간 축적"
수몰 위기에도 제자리서 역사 지킨 '안동 예안향교 대성전', 보물 지정

김예나

| 2026-08-07 09:04:44

▲ 월출산 전경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월출산 구름다리 (영암=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전남 영암군 월출산 구름다리. 2024.9.4 srbaek@yna.co.kr
▲ 월출산 돼지바위 (영암=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전남 영암군 월출산 돼지바위. 2024.9.4 srbaek@yna.co.kr
▲ 국보 '영암 월출산 마애여래좌상'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월출산 전경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안동 예안향교 전경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너른 들에 우뚝 솟은 기암괴석의 봉우리가 장관을 이루는 월출산(月出山) 일대가 국가유산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전남광주 영암군과 강진군에 걸쳐 있는 '월출산 일원'을 명승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7일 예고했다.

월출산은 예부터 빼어난 경관으로 '호남의 금강산'으로 칭하기도 했다. 천황봉과 구정봉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바위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모습이 이름나 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월출산은 1145년경 편찬된 삼국시대 역사서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월나군의 '월내악'이라는 명칭으로 기록돼 있다.

국가유산청이 운영하는 국가유산포털은 "(지리서)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신라 때에는 월나산(月奈山), 고려 때에는 월생산(月生山)이라 불렸다고 한다"고 전한다.

월출산은 자연과 어우러진 오랜 역사가 깃든 곳이기도 하다.

월출산 천황봉은 통일신라 시기부터 나라의 제사를 지냈던 곳으로 산악 신앙과 국가 의례의 전통이 이어진 영산으로 꼽혀 왔다.

신라 말 승려이자 풍수의 대가로 잘 알려진 도선국사(827∼898)가 창건했다고 전하는 도갑사, 무위사 등이 있으며 중턱에는 국보 마애여래좌상이 남아있다.

월출산의 아름다움은 옛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가유산포털에 따르면 조선시대 시인 김시습(1435∼1493)은 월출산에 대해 '남쪽 고을의 한 그림 가운데 산이 있으니, 달은 청천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 오르더라'고 예찬했다고 한다.

고려의 문인 김극기(생몰년 미상)는 '월출산의 많은 기이한 모습을 실컷 들었거니, 그늘지며 개고 추위와 더위가 서로 알맞도다'라는 기록을 남겼다.

구정봉에 위치한 9개의 우물 등 지형과 관련된 여러 신앙, 설화가 전해 내려와 인문 지리, 민속학 측면에서도 가치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출산 일원은 경관뿐 아니라 지질·생태적으로도 의미가 큰 것으로 여겨진다.

월출산은 평야에서 급격히 솟아오른 독립 화강암 산괴(山塊·산줄기에서 따로 떨어져 있는 산의 덩어리)로, 화강암 풍화 지형이 다양하게 발달했다.

벌레를 잡아먹는 식충식물 등 특이 식생도 분포한다고 국가유산청은 전했다.

국가유산청은 "화강암 산악 경관을 기반으로 국가 제의와 불교문화, 옛 기록이 장기간 축적된 복합적 산악 문화경관으로서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승 지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가유산청은 1970년대 안동댐 건설 당시 수몰될 위기를 피하며 옛이야기를 간직해 온 '안동 예안향교 대성전'을 이날 보물로 지정했다.

향교는 성현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 지내거나 유학을 가르치던 공간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수몰 위기 속에도 지역의 정체성을 지켜왔으며, 조선시대 유교 교육과 향촌 사회 조직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 온 건축유산"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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