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나
| 2026-01-19 09:00:01
국가유산청 "'종묘 앞 재개발' 영향평가 절차·심의 최소화"
허민 청장 "영향평가, 개발 반대 제도 아냐…지역 발전 돕는 '나침반'"
평가 절차·근거 담은 시행령 개정 단계…오후 전문가 참여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국가유산청이 세계유산과 주변 지역에서 이뤄지는 개발 행위가 미칠 영향을 평가할 때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서울 종묘(宗廟) 앞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논란 속에 '세계유산영향평가'(HIA) 제도가 개발을 가로막는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진화하려는 모양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세계유산영향평가는 개발을 반대하거나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상생할 수 있는 개발을 도모하는 전략적 조율 도구"라고 19일 밝혔다.
세계유산영향평가는 세계유산을 둘러싼 개발 행위가 유산의 등재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 사전에 평가하는 제도를 뜻한다.
2011년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관련 지침을 발표한 이래 국가별 상황에 따라 제도 도입을 권고해왔다.
한국에서는 2019년 공주 제2금강교 건립을 위한 영향평가가 처음으로 이뤄졌고 해남 대흥사 호국대전 건립, 공주 마곡사 금어원 건립 과정에서도 평가가 수행됐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말 세계유산영향평가 대상 사업, 사전 검토 절차 및 평가서 작성 등 구체적 내용을 담은 세계유산법 시행령 개정안을 재입법예고한 상황이다.
허 청장은 시행령 개정과 관련해 "사전 검토 제도를 통해 유산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확인되면 평가 비대상으로 분류하고 불필요한 행정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종묘와 같이 특히 중대한 사안의 경우, 국제기구와 협력해 객관성을 도모하고 영향평가 관련 행정 절차와 심의 과정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허 청장은 종묘 맞은편 세운지구의 영향평가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종묘 주변 개발 사업에 대해 평가를 요청하는 것은 종묘 고유의 분위기와 경관이 훼손되지 않는 최적의 개발 방안을 함께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주민의 주거환경 개선과 재산권 행사가 세계유산의 가치 보호와 충돌하지 않도록 평가를 통해 도출된 합리적 대안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허 청장은 "영향평가는 전 세계인의 유산을 지키는 '보호막'이자 지역사회 발전을 돕는 '나침반'"이라며 "보존과 개발 간 조화를 설계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세계유산영향평가 주요 내용을 설명하는 간담회를 연다.
강동진 경성대 교수, 김지홍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 교수, 김충호 서울시립대 교수 등 세계유산 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제도 전반에 관해 소개한다.
교량 건설을 놓고 타협점을 찾지 못했던 독일 드레스덴 엘베 계곡,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문제가 된 영국 리버풀 등 세계유산 등재가 취소된 사례도 다룰 예정이다.
간담회는 KTV 국민방송으로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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