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주년 맞은 창작발레 '심청'…"'효' 정서가 오랜 인기의 비결"

베테랑 엄재용·강미선 첫 페어무대…"40주년에 40대가 무대 채워야"
"심청이 가진 고유감성 이어지길"…내달 1∼3일 예술의전당서 공연

조윤희

| 2026-04-17 09:00:05

▲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유니버설발레단 '심청'의 강미선 수석무용수와 엄재용 지도위원이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4.19 ryousanta@yna.co.kr
▲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유니버설발레단 '심청'의 강미선 수석무용수와 엄재용 지도위원이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4.19 ryousanta@yna.co.kr
▲ 엄재용 지도위원과 강미선 수석무용수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40주년 맞은 창작발레 '심청'…"'효' 정서가 오랜 인기의 비결"

베테랑 엄재용·강미선 첫 페어무대…"40주년에 40대가 무대 채워야"

"심청이 가진 고유감성 이어지길"…내달 1∼3일 예술의전당서 공연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30주년 무대에 섰던 게 엊그제 같은데 40주년이라니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는구나 실감해요.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작품이 계속 변화하면서 좋아졌고,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뻐요." (강미선)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작 '심청'이 올해로 창작 40주년을 맞았다. 1986년 초연 이후 프랑스, 러시아, 미국 등 전 세계 12개국 40여개 도시에서 공연해 온 '심청'은 내달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기념비적인 무대를 올린다.

16일 서울 강서구 유니버설발레단에서 만난 수석무용수 강미선(43)과 지도위원 엄재용(47)은 이번 40주년 무대에서 처음으로 페어 호흡을 맞춘다.

2017년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걷던 엄재용은 9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에서 왕 역으로 특별 출연한다. 심청 역의 강미선과 함께 작품의 핵심 안무인 '문라이트 파드되(2인무)'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을 대표하는 두 무용수의 기념비적인 만남은 강미선이 문훈숙 단장에게 "40주년인 만큼 40대 이상의 베테랑 무용수들이 무대를 채워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하면서 성사됐다고 한다.

강미선은 "엄재용 선생님은 워낙 베테랑이라 어느 무용수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파트너"라며 "동작을 할 때 전혀 걱정 없이 임할 수 있고, 은퇴하신 뒤 이렇게 다시 만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엄재용도 "강미선은 파트너를 잡아주는 힘이 있어 의지가 되고 저를 잘 이끌어준다"며 "첫 호흡이라 마치 퍼즐을 맞춰가는 듯한 재미가 있고 관객들도 신선함을 느낄 것"이라고 화답했다.

두 무용수는 '심청'이 오랜 시간 세계무대에서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로 한국 고유의 정서인 '효'(孝)를 꼽았다.

특히 강미선은 부모가 된 후 느끼는 감정이 연기에 큰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효는 한국인들에게 어릴 때부터 몸에 익숙하게 배어있는 정신이라 억지로 표현하려 하지 않아도 몸 안에 스며들어 있다"며 "출산 후 엄마가 된 입장에서 부모님을 생각하는 감정의 깊이가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

엄재용 역시 "해외 투어 당시 한국적인 이야기로 전 세계 관객들을 울렸던 경험이 정말 뜻깊었다"며 "우리만의 것으로 세계인을 감동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40주년 이후의 '심청'이 나아갈 모습에 대해서도 '효'라는 확고한 철학이 기반돼야 한다고 확신했다.

강미선은 "10년 뒤에도 시대에 맞게 연출이나 의상의 변화는 있겠지만 '효'라는 중심 주제는 계속 가져가야 한다"며 "핵가족화되고 개인의 시간을 존중하는 현대 사회에서 효의 정신이 잊히지 않도록 작품이 더 잘 알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엄재용 역시 "옛 감성이 사라지고 있는 시대지만, 심청이 가진 고유의 감성을 이어갈 수 있는 무용수들이 계속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피날레 무대에는 유니버설발레단의 황금기를 함께 일궈온 엄재용, 강미선,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이현준이 오른다. 이들 4명은 모두 유니버설발레단에서 20년 이상 활동해온 무용수들로, 20대 시절부터 현재까지 동고동락해온 각별한 사이다.

강미선은 "20살 무렵부터 20년 넘게 가족처럼 지내온 동료들과 한 무대에 서게 돼 연습실에서부터 뭉클한 감정이 든다"며 "불혹을 넘긴 무용수들이 전막을 소화하기가 쉽진 않지만 서로 에너지를 북돋아 주며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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