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찾아 춤이라는 세상에 몸 던진 소년…'빌리 엘리어트'

지난달 블루스퀘어서 개막…2010년 한국 초연 후 네 번째 시즌
빌리, 역동적 몸짓으로 다채로운 감정 표현해 관객 호응 유도

조윤희

| 2026-05-02 09:00:00

▲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공연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공연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공연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자신을 찾아 춤이라는 세상에 몸 던진 소년…'빌리 엘리어트'

지난달 블루스퀘어서 개막…2010년 한국 초연 후 네 번째 시즌

빌리, 역동적 몸짓으로 다채로운 감정 표현해 관객 호응 유도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탄광촌에 사는 소년의 심장에 불을 지핀 것은 투박한 권투 글러브가 아니라 눈부시게 하얀 토슈즈였다.

거친 함성과 파업의 소음이 가득한 거리, 박자를 타기 시작한 소년의 몸짓은 투쟁보다 강렬한 울림으로 객석을 파고든다.

지난달 12일 서울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에서 개막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2010년 한국 초연 이후 이번이 네 번째 시즌이다.

탄광촌 소년 빌리가 우연히 발레의 매력에 빠진 뒤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며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조명한다.

198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탄광 파업이라는 상황 속에서 일자리를 잃고 무너져가는 이들의 삶을 조명하는 동시에, 발레를 향한 빌리의 열정을 하나의 '생존' 방식으로 보여준다. 빌리의 몸짓은 자기 자신을 증명하려는 몸부림으로 다가온다.

무대는 1980년대 영국의 투박한 질감을 살려 탄광촌의 분위기를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무대 위에서 발레를 배우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과 격렬한 파업을 이어가는 광부들의 거친 몸짓이 하나의 공간 안에 교차하며 펼쳐지는 연출이 인상적이다. 꿈과 희망이 피어나는 공간 안의 풍경이 밖에서 벌어지는 가혹한 사회적 상황과 극명하게 대비되는데, 이는 빌리가 처한 현실을 더욱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빌리에게 춤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가혹한 현실을 이겨내는 통로다. 억눌린 울분을 쏟아내는 '앵그리 댄스' 장면은 붉은 조명과 거친 탭댄스가 어우러져 소년의 갈망을 압도적인 에너지로 보여준다.

빌리 역으로 무대에 오른 김우진은 다채로운 감정을 소화했다.

발레, 탭댄스 등 동작 하나하나에 담긴 감정의 농도는 소년의 성장을 설득력 있게 뒷받침한다. 좌절의 순간부터 행복을 찾아 춤에 몸을 던지는 모습까지 역동적인 몸짓으로 표현해내며 객석을 압도한다.

특히 가볍게 점프하고 텀블링하는 빌리의 모습은 그가 춤을 추며 느끼는 자유를 시각적으로 구체화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소년의 성장을 응원하게 만들었다.

작품의 서사와 연출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진한 공감을 끌어냈다.

초반에는 빌리가 발레를 하는 것을 반대했지만 그 누구보다 빌리의 오디션 합격 소식에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뭉클한 감동을 자아냈다. 아이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부모 관객들은 아들의 꿈을 지지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열렬한 반응을 보였다.

전 출연진이 발레복을 입고 등장하는 커튼콜은 시각적인 즐거움과 함께 작품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를 완성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주인공 빌리 역은 김우진을 비롯해 김승주, 박지후, 조윤우가 나눠 맡는다.

발레 선생님 미세스 윌킨슨은 최정원·전수미가, 빌리의 아빠는 조정근·최동원이 연기한다. 할머니 역은 박정자·민경옥이, 토니 역은 구준모가 각각 맡아 무대를 완성한다.

공연은 7월 26일까지 이어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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