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학
| 2026-01-30 09:01:00
화천산천어축제 150만명 향해 순항…작은 산골마을 '겨울 기적'
기상 악재 속 방문객 감소에도 '양보다 질' 전략 성과 분석
(화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국내 겨울축제를 대표하는 '2026 얼음나라 화천산천어축제'가 기상 악재 속에서도 150만명 달성을 향해 순항하며 다시 한번 '겨울 기적'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화천군에 따르면 지난 10일 개막한 이후 축제장을 찾은 누적 관광객은 28일 기준 131만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1만명보다 20만8천명(13.2%) 줄어든 수치다.
축제 개막 전후로 폭설과 강우, 한파경보가 잇따르며 야외 활동이 위축된 점이 방문객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축제가 2월 1일 폐막할 예정이어서 올해 최종 관광객은 지난해 기록한 186만명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화천군은 단순한 규모 경쟁 대신 축제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영방식을 조절하고, 체류형 관광 확대와 콘텐츠 강화에 초점을 맞추며 축제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결과적으로 '양보다 질'을 택한 전략이 서서히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밤낚시가 바꾼 축제 풍경…체류 관광객 증가
이 같은 변화는 밤낚시 프로그램에서 가장 뚜렷하게 감지된다.
낮 얼음낚시터가 오후 6시에 문을 닫으면 오후 7시부터 밤 낚시터가 다시 불을 밝힌다.
평일에는 약 300명, 주말에는 1천명 안팎의 관광객이 영하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얼음 위에 앉아 산천어와 '야간 승부'를 펼친다.
개막 이후 8일 차인 지난 17일까지 밤낚시 입장객은 총 3천623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0%가 넘는 2천334명은 지역 숙박업소를 이용한 뒤 영수증을 제출하고 무료로 밤낚시에 참여한 관광객이다.
이는 관광객이 당일 방문에 그치지 않고 지역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변화다.
숙박과 음식점 이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축제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축제장 주변 숙박업소와 상가는 예년보다 체류 시간이 길어진 관광객 덕분에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 즐기는 축제'를 넘어 '머무르는 축제'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2003년 시골축제→세계적 겨울축제 부상
화천산천어축제는 2003년 인구 감소와 지역 경기 침체를 돌파하기 위한 해법으로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작은 산골마을의 겨울 행사에 불과했지만, 산천어를 활용한 얼음낚시라는 차별화된 체험이 입소문을 타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첫해 수십만 명 수준이던 방문객은 이후 매년 증가해 어느덧 '100만명 축제'라는 상징성을 갖게 됐다.
인구 2만여명의 접경지 산골마을에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드는 진풍경은 화천을 단숨에 겨울 관광도시 반열에 올려놓았다.
두꺼운 천연 얼음이 형성되는 화천천의 자연조건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운영 방식, 군 장병과 자원봉사자 협력도 축제 성공을 이끈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화천산천어축제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도 이름을 알리며 글로벌 겨울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겨울이면 "산천어를 잡으러 한국에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축제 자체가 여행 목적이 되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특히 얼음낚시와 맨손잡기 체험을 중심으로 눈썰매와 봅슬레이, 얼음조각 전시, 야간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더해지면서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진화를 거듭해 왔다.
여기에 밤낚시와 주말마다 다양한 공연을 펼치는 선등거리 페스티벌이 힘을 보태며 '체험 → 체류 →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를 한층 강화했다.
전문가들은 지역 축제가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방문객 수보다 체류 시간과 소비 규모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점에서 올해 산천어축제는 양적 성장 중심의 단계에서 질적 성장 단계로 넘어가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폐막이 다가오면서 축제장은 막바지 겨울 정취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전망이다.
작은 산골마을에서 출발한 화천산천어축제가 규모 경쟁을 넘어 체류형 글로벌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겨울 기적이라 불리는 이 축제의 진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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