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브라질부터 인도까지…해외 시리즈 배경되는 '서울'

'엑스오, 키티' 롯데월드 체험 학습 등 'K-일상'이 핵심 서사로
뉴욕 같은 '스타 도시' 위상…콘텐츠가 이끄는 '대면 체험' 열풍

조윤희

| 2026-04-19 09:00:01

▲ 넷플릭스 '엑스오, 키티' 시즌3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넷플릭스 '내 한국인 남자친구'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넷플릭스 '다시, 서울에서'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브라질부터 인도까지…해외 시리즈 배경되는 '서울'

'엑스오, 키티' 롯데월드 체험 학습 등 'K-일상'이 핵심 서사로

뉴욕 같은 '스타 도시' 위상…콘텐츠가 이끄는 '대면 체험' 열풍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미국 하이틴 로맨스물의 주인공들이 졸업을 앞두고 서울의 놀이공원을 방문한다.

"이것이 롯데월드의 전통"이라며 학생들은 물론 인솔 교사들까지 교복을 맞춰 입었다.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미국 시리즈 '엑스오, 키티' 시즌3의 한 장면이다.

넷플릭스 공식 순위 사이트 투둠에 따르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엑스오, 키티' 시즌3은 지난 2일 공개 후 글로벌 영어 쇼 부문 1위에 올랐다.

과거 해외 콘텐츠 속 한국이 최첨단 정보기술(IT) 강국이나 분단의 현장으로만 묘사되던 것과 달리, 이제 서울은 전 세계 사람들이 동경하는 '낭만과 성장의 공간'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중심으로 해외 제작사가 서울을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삼는 사례가 늘어났다.

단순히 장소만 빌리는 수준을 넘어 한국의 일상 문화를 작품의 핵심 서사로 끌어들이는 '서울 브랜드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넷플릭스 브라질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내 한국인 남자친구'는 이러한 흐름을 보여준다. K-드라마 속 로맨스를 꿈꾸며 서울을 찾은 5명의 브라질 여성 이야기를 담은 이 프로그램은 공개 당시 넷플릭스 비영어 쇼 부문 글로벌 10위를 기록했다.

출연자들이 남산타워에 자물쇠를 걸거나 북촌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모습은 '서울에서의 연애'를 하나의 로망으로 각인시켰다.

지난 3월 공개된 넷플릭스 인도 영화 '다시, 서울에서' 역시 비영어 영화 부문 글로벌 1위를 차지하며 화제를 모았다.

한국 문화를 동경해 서울을 찾은 이방인의 성장기를 다룬 이 작품은 서울의 화려한 랜드마크뿐만 아니라 특유의 활기 넘치는 골목길과 일상적인 풍경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전문가들은 할리우드를 넘어 제3국 제작사들이 서울을 배경으로 삼는 현상을 글로벌 OTT 전략과 한국의 이미지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넷플릭스의 핵심인 '글로컬'(Glocal) 전략이 가장 성공적으로 구현된 사례가 바로 한국"이라며 "해외 제작사들이 이미 전 세계적 팬덤이 검증된 한국의 색을 입혀 자국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흥행 가능성을 동시에 잡으려는 전략적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서울이 아시아의 다른 대도시와 차별화되는 '트렌디한 이미지'를 선점했다는 점도 주효했다.

김 평론가는 "오랫동안 미디어에 노출돼 온 일본이나 중국의 도시들에 비해 서울은 아시아적인 감성과 서구적인 세련미가 융복합된 신선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과거 전쟁과 분단의 이미지였던 한국이 한류를 통해 굉장히 동경할 만한 로맨틱하고 활기찬 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며 "우리가 미국 영화를 보며 뉴욕이란 도시를 동경하게 되는 것처럼, 서울도 이제 국제적인 매력을 지닌 '스타 도시'와 같은 위상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동경은 단순한 시청을 넘어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는 '대면 체험'의 시대를 열었다. 특히 지난달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컴백 공연은 이러한 열풍에 화력을 더했다.

하 평론가는 "방탄소년단과 같은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서울이란 공간에 대한 세계적 동경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김 평론가는 "모바일로 콘텐츠를 소비한 이후 호감을 느끼면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체험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의 옷, 음식, 공간 등 '라이프스타일 한류'가 강력한 소구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이 지속 가능한 도시 브랜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서울만의 입체적인 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평론가는 "서울은 전통 건축물부터 현재, 나아가 미래까지 모두 포괄하는 모습을 지니고 있다"며 "이런 복합적인 모습을 골고루 보여주는 것이 세계인의 마음을 지속적으로 사로잡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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