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언
| 2026-08-28 08:40:37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유럽축구연맹(UEFA)이 월드컵 상업적 수익을 민간 투자자에게 매각하려던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배임 혐의로 스위스 법원에 형사 고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AP통신은 28일(한국시간) 미국 법원에 제출된 문건을 인용해 UEFA가 인판티노 회장의 수익 매각 계획과 관련된 증거 확보에 나섰으며, 이 같은 법적 조치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 법원을 통해 사전 증거를 확보한 뒤 FIFA 본부가 속한 관할 사법당국인 스위스 검찰에 정식 형사 고발장을 접수하려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7월 드러난 FIFA의 월드컵 상업권 매각 계획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을 비롯한 주요 대회의 중계권과 스폰서십 등 상업 권리를 전담 운영할 별도 자회사를 세운 뒤, 지분 20%를 미국의 민간 투자 펀드 '스라이브 캐피털'에 42억 달러(약 5조8천억원)를 받고 매각하려 했다.
스라이브 캐피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친동생 조시 쿠슈너가 설립한 펀드다.
축구계는 즉각 거세게 반발했다. 급기야 UEFA가 FIFA 주관 대회 보이콧까지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자, 결국 인판티노 회장은 백기를 들고 지난 1일 매각 계획을 전격 백지화했다.
하지만 갈등은 법적 공방으로 번졌다. UEFA는 지난 3일 FIFA에 관련 자료를 파기하거나 은닉하지 말라고 경고한 데 이어, 최근 미국 법원에 스라이브 캐피털과 FIFA 미국 지사를 상대로 내부 증거 자료 공개를 신청했다.
AP통신이 입수한 56쪽 분량의 문건에서 UEFA 변호단은 "스위스 형법 제158조(배임)에 따라 인판티노 회장과 기타 FIFA 관계자들을 상대로 형사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변호단은 42억 달러라는 매각 대금에 대해 "공개 경쟁 입찰이나 독립적인 가치 평가를 거치지 않은 터무니없이 낮은 기업 가치"라며 "인판티노 회장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기적으로 추진한 비정상적인 가격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FIFA를 이끌어온 인판티노 회장은 취임 후 최대 위기에 몰렸다.
당초 그는 2027년 3월 차기 회장 선거에서 4선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졌으나, 이번 사태로 유럽을 중심으로 조기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UEFA는 인판티노 회장이 연임 도전을 고수할 경우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1월 18일 전까지 타 대륙 연맹들과 손잡고 청렴성과 투명성을 갖춘 대안 후보를 내세우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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