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나
| 2026-03-26 08:33:34
정밀 진단서 '빨간불'…대구 동화사 극락전 해체·보수한다
국가유산수리기술위, 조건부 가결…"기단까지 전체 해체·보수 필요"
"과거 일부 기둥 해체한 뒤 구조부 기울어"…인근 보물 석탑 영향 주시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팔공산 남쪽 기슭에 있는 대구 동화사의 극락전(極樂殿)이 전면 해체·보수 공사에 들어간다.
26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국가유산수리기술위원회는 최근 열린 보수 분과 회의에서 보물 '대구 동화사 극락전' 해체 보수 안건을 심의해 조건부 가결했다.
위원회는 "건물 변위(變位·위치나 모양이 변한 정도) 현황을 고려했을 때 기단까지 전체 해체 및 보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결론 내렸다.
극락전 주변에 서 있는 보물 '대구 동화사 금당암 동·서 삼층석탑'과 관련해서는 "계측기를 설치하고 공사 중 영향 여부를 관찰"할 것을 권고했다.
동화사 극락전은 17∼18세기 건축 수법을 엿볼 수 있는 건축 문화유산이다.
건물은 정면 5칸, 옆면 3칸 규모이며 통일신라시대 창건 당시에 설치한 기단과 주춧돌 위에 17세기 전반의 목조 건물을 세워 현재에 이른다.
임진왜란 이후 사찰을 재건하면서 조성한 조선 후기 불전(佛殿·부처를 모신 집으로 불당과 같은 말) 중에서는 건립 시기가 빠른 편에 속한다.
17∼18세기 팔공산 일대에서 활동한 건축 기술자 집단이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며 역사적·학술 가치를 인정받아 2021년 보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보물 지정 당시 "처마와 창호, 단청 등에서 일제강점기 이후의 변화가 확인되지만, 전체적인 구조 등은 건립 당시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건물의 구조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동화사 극락전은 1998년과 2009년 두 차례 지붕을 보수했으며, 2024년 정밀 안전진단에서는 하위 등급에 속하는 'E 등급'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대구 동구가 수행한 '동화사 극락전 구조안전진단 용역' 결과에 따르면 기단 전반에 균열이 생겼고, 기둥을 잇는 퇴량은 헐렁한 상태로 확인됐다.
극락전 해체·보수 안건을 검토한 한 전문가는 건물 활주(무엇을 받치거나 버티는 데에 쓰는 굽은 기둥)를 해체한 뒤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봤다.
회의록에 따르면 수리기술위원을 지낸 이 전문가는 "1932∼1950년 사이 극락전 활주를 해체한 뒤 주요 구조부가 기울어지고 이완되는 현상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국가유산청은 그간의 논의를 토대로 "변위 상태 및 원인, 수리 내용 등을 철저히 기록하고 기술지도단을 구성해 보수 단계별로 검토한 뒤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선고적도보' 등 고증 자료에 대한 분석과 (유산의) 가치 회복 방안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전했다.
해체 및 보수 공사는 구체적인 공정을 검토한 뒤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가 기둥, 마루 등 주요 공간의 세부적인 보수 방안을 살피고, 지형을 고려해 배수 체계 기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한 만큼 세부 논의도 필요하다.
대구 동구 측이 신청한 내용에 따르면 감리 비용을 포함한 공사 예정 금액은 약 50억9천700만원이 예상되며, 착공일로부터 2년간 공사가 진행된다.
(끝)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