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페스티벌 명물 아파트 부녀회 국밥…소음 민원 계기 음식 판매

관객 사로잡은 '엄마 손맛'…수익금은 주민 화합 행사에 사용

박성제

| 2026-10-09 08:30:01

▲ 재료 손질하는 부녀회원들 [문동자 부녀회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부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cho@yna.co.kr
▲ 음식 만드는 부녀회원들 [문동자 부녀회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록 음악의 굉음에 시달리던 아파트 주민들이 이제는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의 인기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다.

바로 축제 관객들 사이에서 '음식 헤드라이너'로 불리는 소고기국밥과 부추전 이야기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부산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린 부산국제록페스티벌에는 4만여명의 관객이 몰렸다.

다양한 먹거리 부스 가운데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곳은 인근 아파트 부녀회원들이 운영하는 '부녀회 국밥' 부스였다.

이 먹거리의 탄생 배경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락생태공원에서 약 700m 떨어진 괘법한신2차아파트 주민들은 록페스티벌이 열릴 때마다 공연 소음에 시달렸다.

이에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지자체에 주민들을 위한 수익사업을 요청했고, 부녀회가 축제장에서 소고기국밥과 부추전을 판매하게 됐다.

올해도 부녀회원 9명이 축제를 일주일 앞두고 인근 재래시장에서 직접 식재료를 구입하며 준비에 나섰다.

축제 전날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모여 재료를 손질했다.

관객들의 반응은 올해도 뜨거웠다.

소고기만 첫날 40∼50㎏, 둘째 날과 셋째 날에는 각각 60㎏을 준비했지만 모두 동이 났다.

과거에는 재료가 부족해 오전에 판매를 마친 적도 있어 올해는 넉넉하게 준비했지만, 이번에도 오후 6시 30분께 재료가 소진됐다.

문동자 괘법한신2차아파트 부녀회장은 "젊은 관객들이 엄마의 손맛을 느끼는 것 같다"며 "올해는 사흘 동안 국밥을 2천그릇 정도 판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장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주부들이다 보니 내 가족에게 먹인다는 마음으로 집에서 사용하는 재료를 그대로 쓴다"며 "한 번 행사를 치르면 너무 힘들지만 '내년에 또 오세요'라는 손님들의 말에 힘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금은 매년 3∼4월께 열리는 아파트 주민 화합 행사에 사용된다.

주민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종량제 봉투를 나눠주며 록페스티벌 소음으로 인한 불편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것이다.

문 회장은 "주민들에게 축제 소음으로 인한 불편을 덜어드리기 위해 행사를 연다고 설명하면 축제에 대한 반응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주민들과 축제 관객 모두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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