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남강 촉석루, 국가 명승 지정…절경에 더한 순국 역사 인정

입체 조망·풍부한 사료 입증…전소 후 재건 등 시민 노력 더해져

박정헌

| 2026-09-05 08:25:01

▲ 촉석루 [연합뉴스 자료사진]

(진주=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경남 진주의 대표 명소인 '진주 남강 촉석루 일원'에 대한 국가 자연유산 명승 지정과 관련해 진주시는 자연 절경에 민관군의 순국 역사가 축적된 복합 경관으로 독보적 가치를 인정받은 점이 지정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5일 진주시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최근 전문가 지정조사를 거쳐 남강의 구릉과 절벽, 촉석루, 의암, 진주성 등 일대를 국가유산 명승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조사단은 '강 가운데 뾰족뾰족 높이 솟은 돌'에서 유래된 '촉석(矗石)' 절벽과 남강의 넓은 수면, 그 위에 얹힌 촉석루와 성곽, 수변의 의암이 어우러진 입체적 조망 경관을 높이 평가했다.

촉석루에서 주변 산세를 내다보는 조망과 강 건너편에서 암벽과 누각을 올려다보는 조망이 상호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곳은 자연 승경뿐만 아니라 고려·조선 시대를 아우르는 누정·제영 문화와 구국 항전의 서사가 겹겹이 쌓인 복합 역사문화경관으로 꼽힌다.

조선 3대 누각 중 하나인 촉석루는 평시 사신 접대와 연회, 과거시험 향시의 고사장으로 쓰였고, 전시에는 진주성의 군사 지휘소 역할을 했다.

임진왜란 당시 남강과 벼랑은 천연 방어선으로 기능하며 김시민 장군의 제1차 진주성 전투 승리를 이끌었고,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는 7만 민관군이 장렬히 순절했다.

의기 논개가 왜장을 안고 투신한 의암과 의기사, 쌍충사적비도 함께 보존돼 있다.

학술 가치 역시 입증됐다.

하륜의 '진주촉석루기'를 비롯해 시문 1천여 편과 조선왕조실록, 회화인 '진주성도', 근대에 찍은 사진과 암각문 등 풍부한 사료가 전해져 경관 인식의 지속성과 변천 과정을 연구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

무엇보다 이번 결실에는 유산을 지켜온 시민들의 헌신이 결정적 디딤돌이 됐다.

6·25전쟁 당시 전소된 촉석루를 1960년 시민 성금으로 다시 세웠고, 1963년 진주성 사적 지정 후 60여년간 고도 제한 등의 규제를 감내했다.

시도 옛 국보 지위를 잃었던 촉석루의 보물 승격을 위해 7만1천500여명의 시민 서명을 모아 지난달 국가유산청에 지정 요청서 제출을 완료하는 등 역사문화유산 복원에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시는 이번 명승 지정을 발판으로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관람 환경을 개선하고, 남강유등축제·개천예술제 등과 연계해 세계인이 찾는 국가대표 유산으로 가꿔나갈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남강 촉석루 일원은 장엄한 자연 풍광과 호국의 충절이 하나로 숨 쉬는 성지"라며 "명승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보존해 미래 세대에 온전히 물려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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